2022.11.04
11월 1일이 되면 머라이어 캐리는 sns에 자신의 시간이 돌아왔음을 알린다. 올해도 산타 복장으로 It's time을 외쳤다.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의 도입부만 들어도 저 멀리서 크리스마스가 오고 있음이 느껴진다. 곡이 흘러나오는 동안 따뜻하고 화려하고 풍성한, 모든 이가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그려진다. 단 한 번도 실현된 적 없고 앞으로도 없을 그 이상적인 시간을 품고 기대하게 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시즌이 아니더라도 기분이 가라앉을 때면 캐롤을 크게 틀어놓곤 한다.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던 작년에는 운전할 때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캐롤을 들었다. 이번 주에도 서울에 도착한 후에는 캐롤 플레이리스트만 틀어 놓고 있다. 음악을 듣는 순간, 창 밖 풍경이 바뀌었다. 어디선가 겨울 냄새도 풍겨왔다.
초가을부터 캐롤을 들으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막상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무던하게 지나가지만 다음 해가 되면 우리는 또 캐롤을 틀어놓고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크리스마스를 그리워하고 기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