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1
오늘도 티스토리에 들어와 생존기록 카테고리에 마우스를 움직이며 망설였다.
작심 3일, 일종의 대수의 법칙에 의해 나온 숫자가 아닐까. 3일이 평균값인 것이다. 누구나 다짐하고 3일은 한다는 것. 그 평균에 나는 또 나를 맞췄다.
나는 1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생존기록을 썼다. 그리고 1월 9일이 되자 매일 쓰겠다는 계획은 일요일은 쉬자-로 바뀌었다. 그래. 1년을 계획했으니 일요일은 쉬는 것이 오히려 멀리 보면 더 좋을 수 있어. 너무도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문제는 이 합리적인 핑계가 다음 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일요일이 지나고 1월 10일이 되자 역시 아직 습관이 되지 못해서인지, 또 쓰기 싫었다.
그럼에도 썼다. 그래서인지 번아웃이 오고 힘들었던 작년 상반기의 시간을 썼다. 올해 상반기는 작년과 달리 알차기 보내기 위해서라도 작심한 나의 계획을 나는 이행해야 한다.
오늘도 여전히 습관을 들이지 못해 커서 앞에서 망설이는 나를 본다. 작심3일의 그 대수 법칙 앞에서, 수많은 이의 평균값 앞에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쓴다.
생존기록을 쓰는 것이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고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다가도 스멀스멀하기 싫다는 생각이 올라온다.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매일 해야 할 때, 우리는 매일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지금 무얼 하고 있냐고. 무엇을 위해 하고 있냐고. 이것은 생존기록이지만 동시에 실험일지다. 꾸준히 하루를 기록하고 다짐하는 것을 과연 매일 할 수 있을지. 내가 나 자신과 한 이 작은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인지,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이 카테고리에 매일 글을 올린다.
작심 3일을 극복하는 방법은 3일마다 새롭게 작심하는 것이다. 나에게는 작심 3일 마저 너무 힘겨워 매일 작심 1일 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하기 싫을 때, 회의감이 들 때마다 동기부여 유튜브 영상을 켜 놓는다. 동기부여를 해주는 책이, 영상이 당신을 딱 하루치만 움직이게 한다면 단 몇 시간만 행동하게 한다면 그것이 당신의 충전 주기이다. 하루를 움직이게 하려면 동기부여해주는 콘텐츠를 매일 듣고, 읽자. 몇 시간의 에너지만 준다면 몇 시간마다 충전하듯 동기부여 콘텐츠를 흡수하자.
몇 년 전, 어느 술자리에 앉아 있을 때 일이다.
갑자기 내가 보는 화면이 느려지면서 멍하니 내가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나 생각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웃느라 정신이 없는데, 그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날 이후 다시는 그 모임의 술자리에 가지 않았다. 파생 모임에도 가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그곳에 소속되어있었지만, 내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내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내 이름이 들어가는 일에 집중했다. 내 것으로 남지 않을 일에 내 시간과 마음, 에너지를 쓰는 것에 지쳤다. 그래서 단체를 만들고 창업을 하고 공모 사업에 지원했다. 그렇게 내 테이블의 사람들도 바뀌었다.
사람을 만나도 재미없을 때,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 시간이 아까울 때, 우리는 환경을 바꾸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바꾼 환경도 결코 영원하지 않다. 시간이 흐르면 또다시 고이고 침전하게 된다. 내가 더 멀리 높이 가고 싶어서일까, 나는 요즘 몇 년 전 그 테이블에 다시 앉아 있는 기분이 든다.
사람을 만나도 재미가 없어 내가 방향을 틀어야 할 때가 왔음을, 이 테이블에서도 일어나야 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