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간 관리 방법 2022.01.20
아침 습관을 기르기 위해 분투 중이다. 멜 로빈스가 말한 대로 눈뜨자마자 5부터 숫자를 거꾸로 세본다. 어느 날은 그녀가 말한대로 로켓처럼 자리를 박차 일어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카운트다운을 2번 정도 하고도 여전히 꼼지락거린다.
일어나자마자 가장 이상적인 나를 상상하고 내가 일어난 자리를 정리한다. 하나씩 하나씩 기상 직후 습관이 늘고 있다. 하루를 계획하고 짧게 명상한 후 바로 자리에 앉는다. 요즘 새롭게 추가한 것은 브런치에 생존기록를 업로드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출근하는 이동시간에 맞춰 올리려면 8시 전후에 올리는 것이 가장 좋은데, 지난 기록을 복사해서 붙여 넣고 짧은 시간 동안 퇴고하는 과정임에도 나는 빠릿빠릿하지 못하게 8시 45분, 50분 이쯤 올리게 된다.
작업 전환에는 에너지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덩어리를 크게 만들어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한다. 그 덩어리를 만드느라 아침마다 정신이 없다.
미라클 모닝도 계획 중인데, 4시나 5시 기상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과 달리 나의 미라클 타임은 7시다. 7시에 눈을 떠 8시에 책상에 앉는 것을 목표로 취침시간을 지키려고 노력 중이다. 5시 기상까지 앞당기는 날이 언젠가 오겠지만 미라클 한 모닝은 아직 멀리 있다.
하기 싫은 업무를 먼저 해치우는 것을 개구리 먹기라고 부른다. MBTI 성향 중 N과 P의 성향이 너무도 강한 나는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하기 싫은 업무를 떠올릴 때면 항상 개구리를 상상한다. 그래서 계획단계부터 그 일이 더 하기 싫어진다.
하지만 몇 주에서 몇 달 동안이나 미룬 일을 기어이 처리하고 나면 개구리도 생각보다 먹을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마다 개구리를 먹는 장면과 오감이 너무 생생히 상상된다는 점-개구리를 실제로 먹어본 적도 없으면서-이 문제이긴 하다. 먹고 나면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은 일을 나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미루었나. 미루면서 나는 무엇을 놓친 것일까. 그래서 요즘은 계획을 세울 때, 개구리 대신 계단 개념을 도입했다.
꾸준계단, 이메일 확인, 블로그 업로드, 생존 기록 브런치 업로드 등 매일 혹은 평일에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학습계단, 일종의 인풋 개념으로 아웃풋을 위해 읽고 배우는 일을 의미한다. 책 읽기, 인디자인 공부, 영어공부 등을 지칭한다.
장기계단, 당장 급한 업무는 아니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내 인생경로를 1mm도 움직이지 못하는 일을 의미한다. 새로운 소설 쓰기, 책 원고 쓰기, 재테크 공부 등이다
도전계단, 새롭게 시도하는 일을 의미한다. 유튜브 채널 개설, 새로운 매거진 연재 시작, 새로운 강의 기획 등이 해당된다. 그리고 요즘에는 새로운 곳에 가기, 새로운 사람 만나기도 도전 계단에 추가해서 실천 중이다. 매일 실천하기는 어려워 일주일 단위로 2개 정도 목표를 세워 시도하고 있다.
비전계단, 내가 서 있기를 바라는 곳을 상상하는 일이다. 요즘 <정리하는 뇌>를 읽으며 몽상 모드를 적극적으로 하루 일과에 포함시켰다. 최종 비전을 그려내고 그곳에 가기 위한 중간 계단을 구체화하는 일을 시간을 할애하여 매일 진행하고 있다. 굿 노트에 마인드맵을 그리고 쓰는 중이다.
실제 수익활동은 노동계단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쓰고 있다. 주말에는 미룬계단 시간을 만들어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
매일 세세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시간관리를 해보겠다고 세세하게 계획을 세웠더니 해야 할 일이 78개였다. 당연히 짧은 시간 내 처리하는 잡다한 업무도 있었지만 78개를 쓰고 하나씩 체크하려니 진저리가 났다. 이러다 보니 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이미 지쳤고 하루하루의 일정만 생각하다 보니 장기적인 목표와 비전을 수행해 나가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계단 개념을 시간관리에 도입했다.
덕분에 더이상 개구리를 먹는 상상은 하지 않는다. 개구리 대신 내 앞에 놓여있는 계단들을 본다. 어느 계단은 뫼뷔우스의 띠 처럼 반복적으로 오르지만 다시 내려와 또 올라야 한다. 다른 계단은 길고 높다. 계단 맨 위에 문이 달려있는 것도 있다. 내가 서 있고 싶은 곳으로 가게 해주는 문. 마지막 계단에 올라 그 문을 열고 다른 세계에 이른 내 모습을 상상한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수백 가지 자기 계발 팁 중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중이다. 맞지 않는다면 나만의 방식을 새로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결국 자기계발은 일단 실행→ 나를 알아가기 → 나에게 맞도록 고안하기 → 새로운 실행 거리 찾기의 순환과정인 것 같다. 일단 순환의 고리에 들어갔으니 튕겨나가지 말고 계속 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