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30
내일 몰려있는 공모전 리스트를 확인하면서도 나는 글을 쓰는 대신 출판문화진흥원의 지원 사업 신청서를 작성했다. 아마 내일은 공모전에 제출할 지원서를 쓰느라 바쁠 것 같다. 아마존 KDP 출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초조하게 지내던 중, 출판문화진흥원에서 번역 지원 사업을 발견했다. 지원사업 공고문을 읽다 보니, 텍스트 수가 적은 그림책은 완역 신청이 가능하다고 나와있어 완역을 요청했다. 소개 글은 내가 어떻게든 쓸 수 있을 것 같아 홍보자료 제작 대신 원고 번역을 택했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내가 번역한 원고를 감수만 받고 아마존에 출간하자는 계획을 세운 상황이었다. 이미 그래머리 2월 구독도 나도 모르게 연장된 상태라 출간작의 원고를 모두 번역해보자 다짐하던 차였다. 다행히 번역 지원사업 덕분에 추가 지출 없이 양질의 번역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영작을 할 때마다, 영어원문을 한글로 번역할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취존공주>의 영어 제목을 고심하는데 며칠이 걸렸다. 지구 반대편 카리브해에 있는 외국인 지인에게 카톡으로 캐릭터와 스토리를 설명하고 질문이 많은 공주라는 영어 제목을 고심 중이라고 전하자 바로 후보가 여러 개 나왔다. 3분 정도 대화를 주고받고 <The Curious Princess>로 제목을 결정했다. 그녀의 빠르고 적확한 단어 선택을 보며 번역은 반드시 영어권에서 성장하고 교육받은 사람에게 의뢰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기회가 왔으니 이번 사업에서 선정되면 이 조건에 맞춰 번역가를 섭외할 예정이다.
다행히 출판문화진흥원은 번역가 섭외 방식으로 세 개의 선택 방안을 제안했다. 진흥원 번역가 풀에서 의뢰하는 것, 출판사가 직접 번역가를 섭외하는 것, 지원사업에 선정되면 그때 섭외 방식을 선택하는 것. 너무도 현명하게 3개의 선택지를 마련해둔 출판문화진흥원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 서류를 작성하다 보니 생각보다 요청 사항도 간소했다. 역시 우리의 출판문화진흥원은 불필요한 요청 사항을 줄이고 출판사의 해외 수출을 지원하겠다는 본래 목적에 집중하고 있었다.
출판문화진흥원의 출판물 초록, 샘플 번역지원 사업은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진행된다. 매월 말일이 마감일이니 다른 출간 작가, 출판사도 지원하여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
좋은 지원사업과 공모전이 많지만
그 혜택은 정보를 아는 사람들만
누리고 있다
*선정도서는 익월 셋째 주에 발표한다. 오늘(2월 14일) 확인해보니 오월의 얼굴 출판사의 <오월: 나의 달>이 번역 지원 도서로 선정되었다! 영어와 일어 번역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저작권 수출과 해외시장 진출을 꼭 이뤄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