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4
멍하니 유튜브 인테리어 영상을 보다 깨달았다. 얼마 전 브랜드를 런칭한 사람을 인터뷰한 영상이었다. 인스타 인플루언서들에게 어느 날 똑같은 스프레이가 각자의 집과 인스타 피드에 올라왔는데, 바로 그 브랜드를 만든 사람이었다. 대학생 때, 모 tv 채널의 마케터 활동에 참여하며 대회활동을 함께한 사람이었다. 그다음 해 월드컵을 한 경기 정도 다 같이 모여 본 것 같다. 이름을 찾아보니 입에서 어색했지만 분명 아는 사람이었다. 영상에 집중하지 않고 있었거나 그가 소개하는 아이템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면 끝내 알아차리지 못하고 다음 영상으로 넘겼을 것이다. 다행히 나는 그를 기억해냈다.
내 또래는 아니지만 나와 함께 대학시절을 보내고 공모전에 도전하고 대외활동을 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회사를 다닐 때, 대학원에 다닐 때, 그때마다 나는 내 일, 내 프로젝트, 내 이름이 남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온전히 내 이름을 남길 수 없는 상황이라 내 것을 더욱 갈망했던 것 같다. 저가에 착취당하며 이름도 남기지 못할까 두려웠다. 결국 조교 업무로 한창 시달리던 어느 날, 대학원 세미나실을 뛰쳐나가 내가 만들 단체의 직인을 제작했다. 단체를 설립하고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오며 결국 출판사를 창업했다.
1인 출판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아이템을 늘려나가 1인 브랜드를 확장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몰아쳤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성장하며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요즘. 나 역시 더 많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나가야겠다는 야심이 생겨난다. 당장 번역 에이전시와 공간 대여 사업도 내 브랜드로 확장시키고 싶다.
대플랫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각 분야의 사업비용이 혁신적으로 줄어들었다. 플랫폼을 통해 자신을 홍보하는 비용이 줄었고 정보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사무실 임대료도 공유 오피스 플랫폼이 줄여주고 있다. 전문 플랫폼의 아웃소싱을 통해 유통과정도 대행할 수 있다.
비즈니스의 전 과정이 전문 플랫폼에 의해 간소화되고 있다. 외주를 주어야 했던 홈페이지 제작, 영상편집 등도 그 보다 훨씬 적은 비용과 단기간의 적응기간을 통해 직접 진행할 수 있다. 개인사업가 1인은 많은 인력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 플랫폼을 활용해 제작, 유통, 홍보, 생산성 향상,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시대에 1인 브랜드, 1인 비즈니스의 대표에게 요구되는 역량이란 기획력과 아웃소싱 능력이다. 차별화된 아이디어, 혹은 아이템을 풀어가는 새로운 방식을 기획력이라 한다면 아웃소싱 능력이란 비용과 효과를 고려해 적절한 플랫폼을 골라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야심만 가득하다고 비즈니스를 키워갈 수 없다. 1인 비즈니스가 갖는 예산, 인력, 시간의 제약을 고려해야 한다. 플랫폼에 대한 정보를 모아 아웃소싱 역량부터 길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