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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Feb 15. 2022

10배 크게 생각하기

-해외로 직접 진출하자 2022.02.15

10% 가 아니라 10배 크게 생각하라

10%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모든 사람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모두 10% 성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10배 이상 크는 것을 꿈꾼다면 그곳에는 당신뿐이다. 피터 디아만디스(Peter H. Diamandis)가 강조하는 이 이야기는 <타이탄의 도구들>에 소개되면서 2017년부터 모든 동기부여 콘텐츠를 강타했다. 동기부여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버와 블로거들이 빠뜨리지 않고 소개하는 성장의 법칙 중 하나이다.


나 역시 2018년, 한국에 출간되자마자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었다. 4년이 지나는 동안 10배 크게 생각하기를 의식적으로 적용한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책을 읽을 당시 무척 고양된 상태로 읽었다. 어떠한 것도 실행하지 않았지만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내가 대단한 것을 이룬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10배 크게 생각하기를 잊고 있었다.



수출을 해야겠다,

파주 북페어에서 뿌려진 수출의 씨앗

작년 여름, 독립서점에 책을 입고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다시 회복되고 있었다. 상자에 갇혀있는 책들을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인스타 포스팅을 하고, 브런치에 출판 일지를 쓰고 독립책방에 입고 문의를 했다. 출판문화진흥원 사이트에 종종 들어가 출판사 대상 교육프로그램이 있으면 신청했다. 1인 출판사라서 신청할 수 없는 교육 프로그램이 많아 신청이 반려되면 담당자에게 다음에는 꼭 1인 출판사도 수강 가능한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특히 수출 관련 강연을 듣고 싶다는 말과 함께. 담당자는 수출 관련 아카데미를 소개해주었고 공고가 올라오자 바로 신청메일을 보냈다.


수출아카데미 개강을 기다리며 파주북소리 북페어에 참가했다. 오월의 얼굴 출판사는 경기도콘텐츠진흥원(경콘진)의 독립출판 전시도서에 선정되어 북페어에도 참가할 수 있었다. 북페어에서도 종종 '수출' 이야기가 들려왔다. 수출이라는 단어가 들리면 나는 반사적으로 그곳을 봤다.


전시용 부스를 꾸밀 때, 경콘진 직원분이 도와주셨다. 우리 부스를 지나던 다른 출판사 관계자가 직원과 반갑게 인사하며 그림책을 중국으로 수출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관심 있는 것을 보거나 들을 때, 뇌의 특정 부위가 반짝인다고 한다. 말 그대로 빛을 번쩍이는데 당시 내 뇌도 반짝거렸을 것이다.


북페어 둘째 날에는 그림책 전문출판사 봄봄의 대표님이 오월의 얼굴 부스에 방문했다. 명함을 받고 봄봄 출판사 부스로 갈 타이밍만 기다렸다. 오월의 얼굴 출간 작가와 함께 봄봄 부스로 향했다. 볼로냐 출품과 수출 관련해 계속 질문을 드렸다. 바쁜 와중에도 친절하고 자세하게 답변해주셨다. 그때도 내 머릿속은 반짝반짝했다.



수출을 현실화하는 수출아카데미

북페어 참가는 수출에 대한 열망에 기름을 부었다. 3일간의 북페어 참가로 체력이 바닥났는데 바로 다음날 온라인 수출아카데미가 개강했다. 누워서 아이패드로 줌 회의에 참가했다. 집중하겠다고 커피를 몇 잔째 들이마시며 메모하고 집중해서 수강했다.


수출아카데미는 수출에 대한 열망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주었다. 전반적인 수출 콘텐츠에 대한 이해부터 각 시장별 특성과 현황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홍보 브로셔 제작방법, 수출계약 시 주의사항, 수출 에이전시의 역할, 세금 관련 사항, 저작권 분쟁과 소송실무 수업도 진행되었다. 5회에 걸친 수출아카데미 강연은 열망을 구체적인 목표로 바꾸어주었다.  


*참고를 위해 당시 수출아카데미 신청 공고문 링크 첨부

https://www.kpipa.or.kr/info/newsView.do?board_id=1&article_id=126575&pageInfo.page=&search_cond=&search_text=%EC%88%98%EC%B6%9C%EC%95%84%EC%B9%B4%EB%8D%B0%EB%AF%B8&list_no=2#



잊고 있던 10배 크게 생각하기,

1인 출판사의 10배 크게 생각하기

그동안 10배 크게 생각하기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10배 크게 생각하기를 적용하고 있었다. 수출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 10배 크게 생각하기의 무의식적인 적용이라 할 수 있다. 국내 그림책 시장의 규모를 고려할 때, 여기서 얼마나 매출을 증가시킬 것인지 아무리 고민해도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었다. 1쇄 출간 도서를 모두 판매하고 재고를 없애기. 이것은 애초에 내 목표가 아니었다-물론 여전히 재고는 많이 남아있다-



1쇄 완판 하기는
피터 디아만디스가 예시로 든
10% 성장 경쟁에 해당된다.

각 서점에 입고를 시작하며 판매 증가에 대해 고민하고 마케팅 전략을 짜냈다. 물론 판매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도 고된 일이지만 완판 되었다고 많은 것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신인작가들이 함께 청년의 이야기를 하는 출판 프로젝트는 기획단계부터 2쇄를 목표로 하지 않았다. 작품집에 묶여있는 각 작품을 단독 출간하는 것이 작가와 출판사의 목표였다. 단독 출간을 한다고 해서 바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출판사가 성장하고 작가들은 다른 작품을 출간할 기회를 얻겠지만 그것은 최종 목표가 아니었다. 심지어 이것은 나에게 중간 목표도 아니었다.


나는 출판사를 창업할 때부터 OSMU와 저작권 수출, 해외 시상식에서 수상 등을 꿈꿨다. 2차 저작 계약과 해외 독자들이 읽는 콘텐츠 생산이 내 목표다. 이것들을 너무 당연하게 이루어낼 것이라 생각하는 나를 보며 북페어에 참가한 독립책방과 출판사 대표들이 당황할 정도였다. 1인 출판사의 첫 출간 도서. 나는 너무도 푸른 꿈을 꾸고 있다.




출간 도서 수출하기가
10배 크게 생각하기의 첫 단계였다.


수출아카데미를 통해 저작권 수출 계약금과 인세 규모를 알게 되었다. 저작권 수출에 성공하면 콘텐츠마다 다르지만 몇천 달러에서 만 달러 내외에 이르는 계약금과 선인세로 받는다. 수출 지역마다 금액의 차이가 있으며 만 달러는 미주, 유럽, 일본 시장에 진출할 때 받는 거의 최고급 대우에 해당한다. (베스트셀러 문학작품의 경우 그 이상 받는 경우도 있다. 계약조건은 보통 비공개다)



저작권 수출도 여전히 목표로 삼고 있지만
나는 여기서도 다시 한 번
10배 크게 생각하기를 적용했다.


출판사는 해외 독자와 만나고 출판사 브랜드, 작가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저작권 수출을 시도한다. 종이책의 경우 책이 무겁고 유통 관련해 현지 유통사, 플랫폼, 서점 등을 활용해야 하게 때문에 저작권 수출을 통해 현지에서 제작하고 유통, 판매한다. 이 방식이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이고 생산적일 수 있다.


하지만 전자책은 다르다. 제작비용이 매우 낮고 텍스트 번역만 완료되어있다면 현지 출판사와의 계약 없이 바로 시장에 직접 진출할 수 있다. 특히 북미시장의 경우, 그림책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되어있고 저작권은 제대로 보호받는다.

반드시 현지 출판사를 통해 공급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먼저 아마존 전자책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 이후 현지 출판사와 저작권 수출 계약을 맺고 종이책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  



저작권을 수출하는 세 가지 방식

그림책 수출의 네 가지 방식

저작권 수출보다 직접 수출이 수익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떠올린 생각이 아니었다. 저작권을 수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생각하다 보니 나에게는 새로운 수출 전략이 필요했다. 기존의 저작권 수출계약은 보통 세 가지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한국시장에서 베스트셀러 도서가 된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한국문학, 한국 그림책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보통 베스트셀러가 되면 현지 출판사들도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수출로 이어진다.

우리 출판사의 책이 현재 베스트셀러인가? 아니다.


둘째, 국제도서전에 참가해 각국 출판 관계자를 만나 홍보한다. 국제도서전, 국제 북페어에 꾸준히 참가하며 우리 책을 알리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1인 출판사에게 국제도서전 참가는 비용과 인력 면에서 큰 부담일 수 있다. 직접 참가하지 않고 도서와 홍보자료를 보내는 방법도 있지만 그 역시 부담일 수 있다. 하지만 국제도서관 참가는 비용만으로 생각할 수 없다. 비용이 아닌 투자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일단 보류.


셋째, 현지 출판사 관계자에게 발견(?)된다. 현지 출판사가 우연히 책을 발견하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든, 출장을 왔다가 발견하든,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 온라인 서점에서 찾아내든.

그렇다면 이런 우연에 기댈 것인가? 아니다. 대신 영어로 된 콘텐츠 소개 자료를 통해 발견될 수 있으니 영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영어권 게시판에 꾸준히 포스팅하여 발견되기 위해 준비할 것이다.


그림책 수출의 경우, 여기에 더해 해외 그림책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볼로냐, 안데르센, BIB에서 수상하면 각국의 그림책 출판사와 계약할 수 있다. 매년 볼로냐에 출품할 계획이다. 이번에도 출품했다.




새롭게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방법,

전자책 직접 발간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전자책을 내가 직접 발간하면 된다. 전자책을 발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세 가지다. 한글 텍스트 번역, 전자책 파일, 홍보.


-한영 번역

한영 번역은 출판문화진흥원의 수출 홍보자료 번역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지원 당시 전자책 직접 발간 계획을 함께 첨부해 제출했다.


-전자책 제작 툴: 아마존 KDP, 애플 pages와 iBooks Author

전자책 제작 툴은 아마존과 애플이 아주 잘 만들어두었다. 어제 생존기록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 대플랫폼 시대의 혜택 중 하나다.


-홍보: 영어로 마케팅 하기

홍보는 위에서 언급했듯 영어 홈페이지 제작 및 운영,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영어 포스팅, 영어 게시판에 홍보하기 등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심지어 내가 올린 책 소개글을 보고 전자책 구매로 이어진다면 일정 부분 그 수익을 아마존으로부터 공유받는다. 일종의 쿠팡 파트너스 같은 방식인데, 아마존이 먼저 시작한 방식일 것이다. 책을 판매하며 수익을 내고 홍보를 통해 다시 돈을 버는 이중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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