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름차차 Mar 07. 2022

목표,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2022. 03. 07

수많은 자기계발 콘텐츠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그것을 공표하라고 말한다. 반면, MZ세대의 인플루언서는 공개적으로 드러내면 부담감을 가중시켜 회피하게 만들 수 있으니 밝히지 말라고 권한다. 이전 생존기록에 썼듯, 떠다니는 수많은 자기계발 원칙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에게 맞는 방식은 무엇일까.  MZ세대 끝자락에 속하기는 하나, 전통적인 자기계발 방식이 나에게 좀 더 적합한 것 같다. 사실, 질문을 던지기 전부터 답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에 공개적으로 기록하기 싫어 계속 미루었다.


생존기록을 시작한 이유는 하루를 기록하고, 나를 어르고 달래며 목표를 성취하러 달려 나가기 위함이다. 직접 쓴, 기록한 활자들을 올려놓고 반복해서 읽으며 실천하고 작년과 다른 나를 마주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난 실패의 기록, 주저하고 망설인 시간, 후회하는 것들도 써 내려갔다. 그럼에도 경제적 목표에 대해 타이핑할 때에는, 자꾸 주위를 둘러본다. 모니터 뒤, 누군가의 눈치를 본다.



인문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작가로 활동하며, 대학원생이자 연구원으로 지내며 각종 간담회와 토론자리에 참석할 일이 많았다. 인문에 가까운 자리일수록 생산성, 효율, 부, 성장률 등의 단어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딘가에 글을 쓰고 말을 해야 할 때, 이런 단어는 무의식적으로 피해왔다. 하지만 올해 계획을 세우며 이런 생각과 태도에서 벗어나겠다고 다짐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나는 내가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것을 온전히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경제적 자유를 갈망하는 만큼 부자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시간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뇌를 공부한다. 더이상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민망해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자신에게 온전한 선택권을 가지려면 시간과 경제적 자유를 이뤄내야 한다.


이를 위해 아이패드에 만다라트 계획표를 채우고, 재테크 강의를 수강하고 관련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실행하지 않고 이론에만 머무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나는 여전히 실전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 나를 밖으로 끌어내고 실행하게 만들 방법은 목표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 밖에 없다.


올해를 돌아보면, 내가 세운 마지막 둑을 지켜내려고 아무리 힘들어도 지쳐도 입을 다물고 몸을 움직였다. 매월 공모전에 제출하겠다고 썼기 때문에 아직 부족한 작품임에도, 예전에 써둔 미완성의 파일이라도 꺼내 세상에 내보냈다. 평일에는 생존기록을 올리겠다고 썼기 때문에 자정 직전이라도, 몸이  좋아도, 감정적으로 힘들어도 책상에 다시 앉아 노트북을 켰다.


어딘가에 썼기 때문에, 하겠다고 기록했기 때문에 나는 움직였다. 아이패드와 스케쥴러에 몰래 쓰고 쓰윽 지우지 않기 위해,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용기 내어 목표를 기록한다. 올해 상반기 내에 부동산 등기를 칠 것이다. 투자 준비가 안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출받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임장 다니는 것이 귀찮을 것이다. 그래도 할 것이다. 2022년 6월까지, 나는 부동산 등기를 칠 것이다. 경매든, 매매든.

매거진의 이전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미라클 모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