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게임

당신 다음엔 무엇 6

by 강윤미
옆집 게임.jpg 그림 JAB KIM



옆집 게임



강윤미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다’라는 의식이 자물쇠를 잠그자

우유투입구 속에서 고개를 내미는

피카츄 인형


나는 인형만 받아들 뿐

벨을 눌러도

문을 두드려도

숨죽인다

없는 척 한다


문의 크기만 한 햇살이 등 떠밀려 들어오지만

한때 이곳에 산 적 있는 아이와

내가 없던 시간은 이사 가지 못했다


문의 심금


죽은 자의 가슴을 두드려 본 사람은 안다

잠은 오지 않고

노크의 역사에 대해 생각하는 밤

자리를 잡지 못한 소리마다 먼지가 쌓인다


아이가 문을 두드린다


아이를 혼내는 엄마의 목소리는

내 귓바퀴에서 미끄러진다

잠자코 있으면 계속되는 게임

아이가 아이이기를 포기할 때까지

입술을 꾹 깨물고 있는


옆집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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