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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윤미 Jul 23. 2021


오늘의 구름




  섬에 있는 사람이 아파서 나는 아프다. 섬에 있는 사람이 아픈데 나는 가지 못해서 아프다. 섬에 있는 사람이 아프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아프다. 엄마에게 소식을 듣고 난 그날부터, 나는 설거지를 하면서 요리를 하면서 하교하는 아이를 기다리면서 문득문득 생각한다. 불쏘시개처럼 날은 뜨거운데, 나는 뜬금없이 초록색으로 변해버렸다는 섬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생각한다. 얼굴을 상상하기 힘들어서 구름을 보기로 했다. 섬에 있는 구름과 창문밖에 펼쳐진 구름은 분명 같은 곳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그것을 믿기로 한다. 바닷물처럼 출렁거리는 구름 곁에 저녁이 앉는다. 나는 밥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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