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윤미 Aug 01. 2021

오늘의 구름



  늦은 밤에 창문을 열어두면 들린다. 창문 밖 분리수거장에서 누군가 분리수거 하는 소리. 탁, 탁,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의 집으로, 페트병은 페트의 집으로 들어가는 소리. 고요한 밤에 어둠을 잡아끄는 소리. 여름밤에 창문을 열어 두면 소리가 모인다. 이 늦은 시간에 분리수거를 할 수밖에 없는 그 사람의 속사정. 경쾌하게 각자의 집으로 들어가는 물건들의 소리. 여름밤은 귀를 열고 있기 좋은 계절. 분명, 어쩌면 다른 계절에도 그 사람은 분리수거를 하러 그 시간에 그곳으로 갔을 것이다. 누군가의 일상이 열어 둔 창문을 통해 내게 말을 걸어온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의 구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