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오늘은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중국어 수업이 있는 날. 아이를 등원시키고 집 앞 맥도널드에 들러 아침을 샀다.
나는 따뜻한 물과 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에 산다. 미지근한 맥주를 팔고, 배달 어플에서 차가운 음료를 주문할 때 ‘얼음 없음’과 ‘얼음 조금’이라는 옵션이 있는 이곳.
심지어 집 근처 마트에서 얼음 어디에 있어요? 하니 냉동고 속 냉각용 얼음을 가리키며, 여름에도 식용얼음을 팔지 않더라. 우리는 아이를 낳으면 몇 달을 내리 먹는 미역국인데, 중국에서 미역은 찬 성질을 띤 식품이라 산후에 먹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한여름에야 찬 음료를 마시지만, 많은 경우 몸을 차게 한다며 차가운 음료를 꺼리는 중국 사람들. 특히 오늘처럼 쌀쌀한 날,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근데 오늘, 왠지 모르게 청개구리 심리가 발동했다. 이런 날에 굳이 차가운걸? 한번 시켜볼까? 한 손에 우산을 들고 뜨거운 커피를 조심스레 들고 가는 것도 귀찮았던 터라 평소답지 않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역시나 음료픽업대에 줄지어 서 있는 음료 중 차가운 것은 내 것뿐이었다.
예상이 적중하니 괜히 뿌듯하고 웃겼다. 별거 아니지만 내가 이곳을 제법 아는 사람인 것 같은, 조금은 자기만족 같은 기분.
어학원의 프런트 직원도 내 손에 들린 우산과 커피를 번갈아 쳐다보며 응? 차가운 거?! 라며 놀랐다.
하지만 그냥, 오늘은 그랬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허전하고, 갈증이 나고, 자꾸만 헛헛한 요즘. 그냥 오늘은 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하고 싶었다.
비 오는 날의 차가운 아메리카노처럼
조금은 어울리지 않아도, 내 마음엔 딱 맞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