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언어는 어른의 반응으로 만들어진다

둘째의 옹알이

by 니니


감사하게도 둘째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 이모님의 도움을 받으며 집안일과 육아를 하고 있다.

이곳 상하이의 시급은 한국과 일본보다는 합리적인 편이라 무리를 하지 않아도 평일 몇 시간 정도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둘째는 곧 5개월이 되는데 옹알이가 한창이다.

악을 쓰는 듯한 소리부터 진짜 말을 하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말’ 같은 옹알이까지 다양한 소리를 낸다.


하루는 내가 밥을 먹는 동안 이모님이 아이 곁에서 빨래를 개며 아이를 봐주셨다. 여러 소리의 옹알이를 하다가 아이가 “우워어”라는 소리를 냈다.

이모님은 “그래~ 워~ 우워~라고 그랬어. 네가 우워라고 그랬구나. 맞아 워~“라는 반응을 했다.


우워, 워

중국어로 我 (wǒ ) ’나‘라는 뜻이다.


중국어 화자인 이모님에게는 아이의 우워가 ‘나’를 의미하는 我(wǒ)로 들렸기에 이렇게 반응을 한 것이다. 나였으면 이 소리에 ‘我’라는 의미를 입힐 생각을 못 했겠지.


이런 반응이 쌓이고 쌓여 중국의 아이는 중국어를, 한국의 아이는 한국어를 배워가는구나 싶었다.


밥을 먹으며 나도 아이의 옹알이를 들었지만 나는 그 소리를 한 귀로 흘려들었고, 이모님은 반응을 한 것처럼 같은 소리라도 언어와 문화가 다르면 거기서 발견되는 ‘의미‘ 도 달라진다.


언어는 결국,

아이가 낸 소리에 어른이 마음을 담아 반응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것.


둘째를 통해, 아이의 언어가 자라는 순간을 다시 한번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참 감격스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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