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란 벽돌 Feb 10. 2022

최후의 만찬에 숨겨진 다빈치 코드의 비밀-6

'유다를 찾아서' 되살리기 프로젝트

최후의 만찬에 숨겨진 다빈치 코드의 비밀

2. 최후의 만찬에 숨어있는 다빈치 코드의 비밀

2003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소설 한 편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댄 브라운이라는 평범한 교사 출신 작가가 발표한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라는 작품인데요. 워낙에 출간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서 2006년에는 톰 행크스 주연의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었습니다. 영화도 물론 대성공이었지요.

줄거리는 하버드 대학의 기호학 교수인 로버트 랭던이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조사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마리아 막달레나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밝혀내게 되고, 그것을 세상에 알리려는 세력과 감추려는 세력 사이에서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예수의 결혼설은 1982년 헨리 링컨 등이 쓴 '성혈(聖血)과 성배(聖杯)' 등의 책을 통해 이미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주장이었습니다만 그것을 작가가 눈을 뗄 수 없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며내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어낸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예수의 결혼설은 다시 한번 세간의 흥미를 유발하게 되었고 이를 약삭맞게 다룬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학설은 로마 가톨릭 교회에 의해 발 빠르게 조목조목 반박되었고, 국내 보수 개신교 단체에서는 영화의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청구하였다가 기각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예수가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다고 하는 학설의 증거 중 하나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언급한 것인데요, 작가는 주인공 랭던 박사의 입을 통해 그림의 몇 가지 특징을 강조하여 예수의 결혼 사실을 암시하는 코드라고 주장합니다. 그것을 아래의 그림과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내용은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에 이미 나와있는 것들입니다. 한편 그에 대한 반박들은 댄 버스틴 등의 전문가들이 펴낸 '다빈치 코드의 비밀'이란 책에서 참조한 것인데요, '다빈치 코드'가 너무 유행하자 일반인들이 소설에 나오는 내용들을 진실로 오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쓰여진 책입니다. 



우선 레오나르도가 그림에 심어 놓았다고 하는 코드를 정리해 본 것입니다. 아래의 내용과 그림에 표시된 번호를 맞춰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1) 예수의 오른쪽에 있는 인물은 사도 요한으로 알려져 있으나 외모는 여성이고 가슴이 있다. 이 여성의 정체는 마리아 막달레나(막달라 마리아)이다. 그녀는 예수의 바로 옆, 가장 중요한 자리에 앉아 있다.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는 혼인하여 아이를 낳았다.

2)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윤곽을 잇는 선은 M자 형태를 이룬다. 이 M은 막달라 마리아(Mary Magdalene) 또는 결혼(Matrimony)을 의미하는 것이다.

3) 예수와 마리아의 겉옷과 속옷의 색깔은 서로 거울 이미지이다. 파란색은 영적인 사랑과 정절, 진실을 나타낸다. 붉은색과 파란색은 왕족의 색으로 보이며, 여기서는 '왕가의 혈통'이라는 주제 그리고 베냐민 지파(마리아가 속한)와 다윗 지파(예수의 선조로 추정되는)의 결합을 상징한다.

4) 예수와 마리아 사이에 45도를 이루는 공간은 V 형태를 암시한다. 이것은 기호학적으로 성배, 여성의 성기, 자궁, 그리고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나타내는 전형적인 상징이다.

5) 마리아의 목을 겨냥해 마치 위협하듯 뻗은 베드로의 왼손은 예수 사후에 진행될 예수운동에서 그가 막달라 마리아와 경쟁 관계에 놓일 것이며, 또한 예수가 이 운동의 중요한 자리를 자신이 아닌 마리아에게 부여한 것을 두고 베드로가 느끼는 질투심을 보여주는 몸짓이다.

6) 유다의 등 뒤로 삐죽 나온 단도를 쥔 손은 주인이 없다. 허공에 매달린 이 칼은 인물의 몸통과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상징적 의미가 있어 보인다.

7) 최후의 만찬이 이루어지는 식탁 위 어디에도 포도주 잔이 없다. 대신 인물들 앞에 작은 물 잔만이 각각 놓여 있을 뿐이다. 즉, 성배가 없는 것이다. 성배는 포도주가 담겨 있는 잔이 아니라 사실 예수의 씨를 품고 있는 마리아의 자궁을 의미하는 것이다.


정말 놀랍죠? 여러분들은 어떤 것에 놀라셨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이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 저러한 음모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의 상상력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부러울 따름입니다. 저에게 그런 상상력이 있었더라면 지금쯤 뭐가 되어도 되어 있을 텐데 말이지요. 참 아쉽네요. 

음모론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내는 데에는 그만입니다. 그것도 마치 그것이 그럴듯한 근거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제가 처음 '다빈치 코드'를 읽었을 때에는 댄 브라운의 설명이 너무나도 흥미로워서 어느 만큼은 진실로 믿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정말로 다 빈치가 그런 코드를 심어 놓아주었으면 하고 헛된 기대를 하고 있었다는 편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음모론은 그렇게 지식이 부족한 무지렁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거든요. 사물의 한쪽면만을 보게 하니까요. 그런 일은 요즘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벌어지고 있지요. 조심하셔야 합니다.


자, 그렇다면 댄 브라운이 주장하는 저 다빈치 코드는 사실일까요? 아니, 사실이 아니라 해도 어느 정도의 신뢰할 만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것들일까요? 우리에게 지금까지 알려졌던 보편적인 상식을 뒤엎을 만큼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을까요? 참으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 그만큼 발전하고 성숙해지는 것이니까요. 아니 뭐 그리 거창한 생각이 아니더라도 숨겨진 비밀들이 드러나는 것은 언제나 흥분되고 설레는 일이기도 하고요.


 솔직히 말하자면 댄 브라운의 저러한 음모론이 저로 하여금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화가에 대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그의 일생과 작품들에 대해 공부하고자 하는 욕구를 갖게 만든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때부터 레오나르도를 매개로 하여 르네상스 화가들과 건축가들에 빠져들고 그것들이 화선지에 먹물 번져가듯 당시의 정치가와 작가들에게까지 옮겨가게 된 것이니까요.

그럼 감사한 마음으로 최후의 만찬에 숨겨진 다빈치 코드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계속)


* 원래 10편 이내 정도로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야기가 점점 늘어지네요. 잘못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ㅠㅠ

저는 분량이 적더라도 가능한 한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천성이 게으르고 주의가 산만(散漫)해서 어떤 일이든지 하루, 이틀 쉬기 시작하면 아예 손을 놓고 딴짓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글 쓰는 능력이 터무니 없이 모자라서 하루에 많은 분량을 쓰지 못한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저로서는 대략 A4 용지 두 장 정도가 최대한인 것 같습니다. 그나마 한 번 쓴 글도 10번 이상씩 다시 읽어보고 수정해야 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요. (이렇게 하는데도 오탈자가 많이 발견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ㅠㅠ) 또한 제가 글을 압축, 정리하기보다는 장황스럽게 늘이기만 하는 습관이 있어서 부연(敷衍)에 중복(重複)까지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러한 이유로 많이 지루하시겠으나 그냥 불쌍한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참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참고자료:   

    1. 최후의 만찬(레오나르도 다빈치). 하이덴라이히 지음/최승규 옮김/한명/2000년 12월  

    2. 다 빈치와 최후의 만찬. 로스 킹 지음/황근하 옮김/세미콜론/2014년 05월  

    3. 다 빈치 코드. 댄 브라운 지음/양선아 옮김/베텔스만/2004년 07월  

    4. 다 빈치 코드의 비밀. 댄 버스틴 엮음/곽재은, 권영주 옮김/루비박스/2005년 3월  

    5.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다빈치 코드의 비밀). 마가렛 스타버드 지음/임경아 옮김/2004년 08월  

    6. 서양 미술사. E. H. 곰브리치 지음/백승길, 이종승 옮김/도서출판 예경/1997년 5월  

    7. 세계명화비밀. 모니카 봄 두첸 지음/김현우 옮김/생각의 나무/2002년 4월  

    8.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재원아트북 편집부 지음/재원/2004년 09월  

    9. 레오나르도 다 빈치. 프랑크 죌너 지음/최재혁 옮김/마로니에북스/2006년 11월  9

    10. 레오나르도 다 빈치: 르네상스의 천재. 프란체스카 데블리니 지음/한성경 옮김/마로니에북스/2008년 04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