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를 찾아서' 되살리기 프로젝트
최후의 만찬에 숨겨진 다빈치 코드의 진실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유대교에서 말하는 '하느님'도, 이슬람교에서 말하는 '알라'도 모두 기독교(그리스도교는 원래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 그리스 정교회를 모두 지칭하는 말입니다)의 '하느님(혹은 하나님)'과 같은 신을 일컫는 말입니다. 유대교 경전과 꾸란에도 예수가 등장하지만 이들 중 어떤 것에서도 예수를 하느님과 동일시하지 않습니다. 그냥 모세 같은 예언자 정도로 대우하는 것이지요. 삼위일체는 기독교의 가장 특징적이고 상징적인 교리입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초기 기독교도(基督敎徒) 모두가 동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1-4세기 초까지만 해도 예수를 하느님의 피조물, 하위 존재로 자리매김하는 많은 종파들이 있었습니다. 제1 차 니케아 공의회에서 정해진 니케아 신경이 정통 교리로 확립되면서 이것들이 모두 이단으로 몰리게 된 것입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그 자체의 의미는 물론 여러 가지 부수적인 교리의 세세한 사항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데 이것들은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도대체 이 사람이 이야기를 얼마나 늘이려고 이러나?' 하는 걱정이 드시지요?)
가톨릭 교회나 개신교 교회에 다니시는 기독교 신자분들에게 사도신경은 매우 익숙한 기도문일 텐데요.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그 내용을 한번 되새겨 보겠습니다. 원래 로마 가톨릭에서 유래한 기도문이므로 우리나라 천주교 기도문을 인용하겠습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성령을 믿으며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아멘
기도문의 내용은 읽어보시면 잘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중 굵은 글씨로 쓴 보편된 교회라는 용어가 보이시죠? 그렇다면 보편된 교회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생각해 보자면 시대마다 소위 '보편적인 교회'라는 것이 다를 수 있는데 말이지요. 예를 들면 2-3세기에는 현재 로마 가톨릭이라고 일컫는 삼위일체를 기본 교리로 하는 종파보다는 예수를 하느님의 하위 존재로 보는 아리우스 파가 더 유행하였습니다. 따라서 그 당시에는 보다 보편적인 교회라면 아리우스 파의 교회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니케아 공의회를 거치면서 삼위일체가 정통 교리로 자리 잡으면서 '보편적인 교회'는 이러한 교리를 우선하는 교회에 자리를 내어 주었습니다. 사실 ‘가톨릭’이라는 용어는 코이네 그리스어의 형용사인 ‘보편(普遍)적인’라는 뜻의 ‘카톨리코스’(καθολικός)에서 유래했으며, 2세기 초 교회를 설명할 때 처음으로 사용한 말입니다. 즉, 가톨릭 교회’(he katholike ekklesia)라는 용어는 서기 110년경 안티오키아의 이나시오가 스미르나 교회 신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또한 예루살렘의 키릴로스가 쓴 교리문답에서도 교회가 당시 유대교에서 분리된 다른 여러 종교 집단과 구분하고자 스스로 가톨릭 교회라고 자처한 것으로 나옵니다. 이것이 로마 제국에서 국교로 승인되면서 '로마 카롤릭'이라고 불리게 된 것입니다. 1054년에는 교회 대분열로 동방 교회가 스스로 '정교회(Orthodox)'로 명칭하며 분리되었고, 16세기에는 마르틴 루터에 의해 시발된 종교 개혁을 통해 개신교가 분리됩니다. 하지만 이 세 종교의 뿌리는 공통적으로 로마 가톨릭이며 삼위일체의 교리를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오랫동안 학자들은 예수의 죽음과 첫 번째 복음서가 쓰인 시기 사이에 대략 40년의 공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예수교의 신도들은 입과 입을 통해 예수가 누구이고 그의 삶과 죽음이 어떠했는지를 전하면서 그에 대한 믿음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구전으로 전해진 예수의 행적은 예배를 드리는 신도들의 입장에서는 일관적이지 않아 무척 불편하였을 것입니다. 따라서 성문화된 경전이 필요하게 되었으며 각 복음서의 저자들은 자신들이 전해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각자가 처한 여건과 청중을 고려하여 경전을 써내려 가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각 복음서의 내용이 조금씩, 때에 따라 상당히 달라지게 된 것입니다. 너무나도 다른 내용의 복음서를 하나의 성경에 담을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정리하는 사람과 종파에 따라 복음서의 취사선택이 이루어지게 되고 최종적으로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 등 네 권의 복음서와 23개의 다른 문서가 정식 성경으로 채택되었는데 이것은 6세기 이후에나 완성될 만큼 지난한 과정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범위 내에서 이른바 사(四)복음서 정경 체계를 수립하는 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은 이레나이우스(추정 생존 연대 130년 ~ 202년)입니다. 그는 180년경 갈리아의 리옹 교회를 맡고 있던 주교였으며 "이단들을 반박함 (The Destruction and Overtbrow of Falsely So-called Knowledge)"이라는 다섯 권짜리 책을 쓴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어떤 기독교인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보다 더 많은 복음서를 가지고 있다고 으스댄다. 그러나 실상 그들이 가지고 있는 복음은 모두 불경(不敬)으로 가득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레나이우스는 야고보 외경(정경으로 채택되지 않은 복음서를 말합니다)이라든지 마리아 복음 같은 '외경이나 비정통적' 텍스트들의 숲을 베어버리고 네 개의 '기둥'만을 남기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진리를 담고 있는 '복음'은 이 네 개의 '기둥들', 즉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이 썼다고 하는 사복음서에 의해서만 입증될 수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선택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넷 외에는 더도 덜도 있을 수 없다."며 "우주에 네 개의 계가 있고, 네 개의 큰 바람이 있듯이" 교회도 "오로지 네 기둥만을" 필요로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나아가 선지자 에스켈이 네 생물이 받들고 있는 하느님의 보좌를 보았듯이, 하느님의 말씀도 이 사복음서에 의해 받들어진다고 하였습니다. 후대의 기독교도들은 이레나이우스의 선례를 따라 이 네 '생물', 즉 사자, 황소, 독수리, 사람의 얼굴을 네 복음사가들의 상징으로 삼았습니다.
이레나이우스가 사복음서를 확실한 내용으로 여긴 것은 이것들을 쓴 사람들이 자신들이 전하는 사건을 실제로 목격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중에 예수의 제자 마태오와 요한이 있다고 믿었고, 마찬가지로 베드로와 바울의 제자였던 마르코와 루카는 사도들에게서 직접 들은 것만을 썼다고 확신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추정이었지요. 오늘날 신약성서 연구자들 중에서 이레나이우스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사복음서를 쓴 사람이 누구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레나이우스가 비난하는 외경들인 도마복음이나 마리아 복음 등이 누구에 의해 씌어졌는지 모르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것들은 그저 모두 예수의 제자들에 의해 구전으로 전파되던 내용이 누군가에 의해 기록되었다고 추정되고 있을 뿐입니다. 조금 실망스럽지요?
(계속)
*이야기가 지루해도 조금만 참아주세요. 이런 배경을 아시면 다음 이야기들이 무척 재미있어질 거라서요. 곧 흥미로운 비밀들이 하나하나 밝혀질 겁니다.
*성경의 역사에 대해서는 '예수 후 예수'라는 책에 잘 나와있는데 제가 하도 옛날에 읽은 책이라 지금 찾을 수가 없네요. 다시 구입해서 읽을 예정이라 공부하는대로 내용을 수정, 보완하겠습니다.^^
# 참고자료:
1. 최후의 만찬(레오나르도 다빈치). 하이덴라이히 지음/최승규 옮김/한명/2000년 12월
2. 다 빈치와 최후의 만찬. 로스 킹 지음/황근하 옮김/세미콜론/2014년 05월
3. 다 빈치 코드. 댄 브라운 지음/양선아 옮김/베텔스만/2004년 07월
4. 다 빈치 코드의 비밀. 댄 버스틴 엮음/곽재은, 권영주 옮김/루비박스/2005년 3월
5.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다빈치 코드의 비밀). 마가렛 스타버드 지음/임경아 옮김/2004년 08월
6. 서양 미술사. E. H. 곰브리치 지음/백승길, 이종승 옮김/도서출판 예경/1997년 5월
7. 세계명화비밀. 모니카 봄 두첸 지음/김현우 옮김/생각의 나무/2002년 4월
8.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재원아트북 편집부 지음/재원/2004년 09월
9. 레오나르도 다 빈치. 프랑크 죌너 지음/최재혁 옮김/마로니에북스/2006년 11월 9
10. 레오나르도 다 빈치: 르네상스의 천재. 프란체스카 데블리니 지음/한성경 옮김/마로니에북스/2008년 0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