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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벽돌 Apr 11. 2022

나의 소들을 소개합니다.-43

의학 드라마의 수술 장면을 재미있게 보려면-11

2) Thumb forceps

non-locking forceps, grasping forceps, 혹은 pick-ups라고도 합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엄지 손가락과 나머지 손가락 사이에 감싸 쥐고 사용하는 겸자를 말합니다. 힘을 주어 쥐면 오므라들고 힘을 빼면 겸자의 관성에 의한 스프링 효과로 다시 벌어지게 되지요. 보통은 잠금장치가 달려있지 않아서 일시적으로 조직이나 물건을 잡는 역할을 합니다. 여러분 많이 사용하시는 핀셋과 거의 유사합니다.


이것도 역시 생김새와 크기, 용도에 따라 분류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겸자의 끝에 이빨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toothed와 non-toothed(smooth)로 나뉩니다. 이빨이 있으면 더 질긴 조직을 더 강력하게 물 수 있는 힘이 생기겠지요? 그러나 반대로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toothed forceps는 피부나 근막과 같은 강한 조직을 놓치지 않고 무는데 사용합니다. 반대로 혈관이나 위장관 등 상처받기 쉽고, 받으면 안 되는 조직을 다룰 때에는 non-toothed forceps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toothed를 traumatic(상처를 주는), non-toothed를 atraumatic(상처를 주지 않는)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toothed tip
non-toothed(smooth) tip


또한 앞서 본 locking forceps와 마찬가지로 끝 부분(tip)이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지는데 기본적으로 똑바른 것(straight), 휘어져 있는 것(curved), 그리고 각도를 가지고 있는 것(angled)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angled tip


thumb forceps도 수술에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고유의 이름을 가지고 있고 주로 그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래서 얼핏 들어서는 그것이 과연 겸자인지 아닌지도 구별하기 힘든데요, 그렇다고 너무 겁먹지는 마십시오. 다음에 나오는 몇 개의 겸자만 아시면 앞으로는 의학 드라마 보시기에 별 문제는 없을 테니까요.


- 애드슨 포셉(Adson Forceps)



크기가 작고 가는 끝 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이빨이 달려 있어서(그림 왼쪽) 피부와 같이 질긴 조직을 잡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만 이빨이 없는 것도 있습니다(그림 오른쪽). 아주 간단히 말씀드려서 피부와 피하조직, 근막을 조작하기 쉽게 특화된 겸자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칼로 피부 절개를 가하고 가장 먼저 사용하는 겸자이고, 피부를 봉합하기 위해 가장 마지막에 사용하는 겸자이기도 합니다. 아마 수술 장면에서는 집도의가 메스(mes)로 피부 절개를 가하고 다음에 '애드슨(에디슨 아닙니다.)'과 보비(Bovie)를 달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 티슈 포셉(tissue forceps)

티슈 포셉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말랑말랑한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고 조작하거나 당기기 위해 사용되는 겸자입니다. 그런 만큼 팁(tip)에 이빨이 없는 것이 기본입니다. 대체로 애드슨 포셉 다음에 쓰이게 될 것입니다.


- 드배키 포셉(Debakey forceps)

티슈 포셉의 일종으로 혈관을 다룰 때 많이 사용합니다. 혈관에는 손상을 주면 안 되니까 이빨이 달리지 않은 atraumatic 형입니다. Dr. Michael E. DeBakey에 의해 개발되어 그의 이름을 땄습니다. 주로 깊은 곳의 본격적인 수술 작업에 이용되기 때문에 길이가 길어서 어떤 것은 12인치(36cm)에 달하기도 합니다. 수술 장면에서는 주로 '드배키'로 불립니다.


- 보니 포셉(Bonney forceps)

이빨이 달려있고 아주 크고 질긴 조직을 잡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두껍고 큽니다. 매우 큰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근막을 잡고 당기는 데 사용합니다.


 - 러시안 포셉(Russian forceps)                                                                                                                                              



러시아의 안과 의사인 Svyatoslav Nikolay Fyodorov에 의해 개발되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것은 팁이 둥글고 이빨이 달려있지만 대신 그것이 아주 뾰족하지는 않습니다. 조직의 손상을 덜 가게 하면서 넓은 부위를 낮은 압력으로 잡기 위해 사용합니다. 


- 베이요넷 포셉(Bayonet forceps)

'bayonet'이란 단어는 원래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총검'이라는 뜻입니다. 총에 총검을 달 때에는 검이 총구를 가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이렇게 약간 어긋나게 설치하지요? 그래서 이렇게 휘어진 모양을 bayonet이라고 부릅니다. 


베이요넷 포셉은 손잡이와 겸자의 끝이 서로 어긋나 있기 때문에 겸자를 조작할 때 그 끝이 손에 가려 보이지 않는 불편함을 덜어줍니다. 따라서 좁은 구멍을 통해 섬세한 조작을 필요로 하는 경우 매우 도움이 됩니다. 


오늘도 제 욕심에 너무 많은 것을 말씀드린 것 같군요. 이 복잡한 것을 전부 아실 필요는 없고 애드슨, 드배키, 베이요넷 정도만 외우고 계시면 의학 드라마의 수술 장면을 보실 때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편은 쉬어가는 시간으로 수술 시간은 왜 예상보다 오래 걸리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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