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로의 초대
마르코 시의원이 미켈란젤로의 절박한 눈빛을 한참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답답하다는 표정이었다.
“그 나신이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유일신을 믿는 유대 민족의 거룩한 왕을 왜 벌거벗겨 성기(性器)를 드러낸 채로 만드셨소? 피렌체에서 금욕과 원칙을 주장하는 사보나롤라(15세기 말 피렌체의 종교개혁가)의 광풍(狂風)이 꺼진 게 겨우 6년 전이오. 아직도 피아뇨니(Piagnoni, 사보나롤라의 추종자들, 그의 설교를 들으며 감격의 눈물을 쏟아 ‘울보’라는 뜻이 있음)의 눈물이 채 마르지 않았어요. 저 나신을 이교도적(異敎徒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주님의 뜻이라며 돌팔매질이라도 하면 어찌하려 하시오? 그뿐만이 아닙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메디치가(1494년까지 피렌체를 참주 정치(僭主政治)하던 귀족가, 프랑스군에 의해 축출됨)의 추종자들은 다비드에게 목이 잘린 골리앗이, 공화정에 쫓겨난 메디치가(家)를 상징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들도 저 석상을 가만두려 하지 않을 것이오. 당신이 밤잠 설쳐가며 3년간 다듬은 당신의 아들이 무도한 폭도의 손에 산산이 부서지기를 바라는 겁니까?”
“그것이 두려웠으면 애초에 다비드를 조각해달라는 당신들의 의뢰에 응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다비드를 낳은 것은 나이지만, 그를 지켜야 하는 것은 시뇨리아와 피렌체 시민들이요."
“저희도 지키려고 레오나르도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것입니다.”
“내 작품은 시민들의 찬양 어린 시선 안에서 지켜져야 합니다. 로기아(1편 참조)에서 지키려 했다면, 이 작업장에 놓아두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요. 다비드는 모든 피렌체 시민, 이탈리아 시민, 나아가 전 세계 시민들에게 보여져야 합니다. 그럴만한 장소는 시뇨리아 광장(1편 참조)밖에 없소. 나는 조각가요. 레오나르도는 조각가가 아니라 화가입니다. 그는 차가운 대리석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것에는 내 발끝에도 미치지 못해요. 그는 한물간 늙은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도대체 그의 말을 들어줄 필요가 어디 있단 말이요?”
마르코 시의원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신으로부터 은총 받은 대화가(大畵家)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이탈리아 땅에 있을 수 없었다. 미켈란젤로가 모르고 하는 소리인지, 아니면 알고도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대체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위대한 예술가입니다. 밀라노에서 그가 산타 마리아 델 레 그라치에 수도원 벽에 그린 ‘최후의 만찬’ 소식을 당신도 듣지 않았소? 오, 주여. 그 불멸의 대작으로 레오나르도는 이탈리아 반도, 아니 전 세계 최고의 작가가 되었소. 그게 불과 6년 전이오. 절대 한물간 늙은이가 아니란 말이오. 또한 그는 그림뿐만 아니라 조각, 건축, 기계, 화학, 지질학에도 능통하오. 당신의 다비드를 좀 더 오래 시민들에게 보여줄 방법은 당신보다 그가 더 잘 알아요.”
(계속)
* 자, 이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그리고 마키아벨리가 함께 살고 있던 르네상스의 피렌체로 여행할 준비가 되셨나요? 제가 가이드가 되어 여러분들을 모시고 함께 떠나겠습니다.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의 감상은 보너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