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길을 잃는다. 며칠에 한 번 꼴로. 그럴 땐 아침에 내린 커피를 텀블러에 옮겨 담고 집을 나선다. 눈앞의 길이 아니라 먼 풍경을 보기 위해. 너무 가까워서 보지 못하는 것도 있으니까.
종종 길을 잃는 이유는 착각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데 혈안이 되면서 생기는 착시현상 같은 것. 실상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원하는 것이었는데, 타인의 것이 보기에 좋아서 그만큼 잘하고 싶어지고, 그러다보니 내가 원하는 것이라 믿어 버리고, 그래서 잘하려고 애쓰는 와중에 길을 잃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수없이 길을 잃어 보니 이제 좀 알겠다. 그건 그런 식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는 걸.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물론 이렇게 길을 잃고 헤매는 시간도 포함하여- 끝끝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이 있다면, 그때서야 마침내 찾은 것이다. 스스로 진정 원했던 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