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죄(4)] 직원의 배임으로 손해가 있었나요
대사가 주옥 같은 드라마 “미생” 보신 분? 미생의 최고 명장면을 어떤 장면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세 남자가 옥상에 모여 앉아 상한 우유 마시는 장면? 오상식의 프리젠테이션 장면? 석율이 괴롭히던 불륜남 성대리가 배우 오정세에게 싸다구 맞는 장면?
명장면이 너무 많지만, 장그래 인턴사원이 영업 3팀의 빌런이었던 박 과장의 요르단 중고차 사업 비리를 밝혀내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드라마 미생
원 인터내셔널의 직원인 박 과장이, 처음에는 국내 업체로부터 계약 금액을 과다하게 책정해 주고 리베이트를 받다가, 나중에는 아예 요르단에 박 과장의 친척들을 내세워 중고차 수출업체를 세워 원 인터와 계약을 맺지요.
드라마 미생
우리의 장그래 사원이 박 과장의 영어 이름과 임원 명단이 적힌 팩스 한 장으로 요르단 중고차 수출업체의 대표, 이사 등이 모두 박 과장의 친인척인 것을 밝혀내는 바로 그 장면이지요.
드라마 미생
문제 : 이때 박 과장은 어떤 범죄로 처벌될까요?
정답 : 업무상 배임죄 (5억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회사의 직원이 회사 업무를 하면서 배신행위를 저질러서 회사의 이익이 아닌, 자기 이익이나 제3자의 이익을 취하고 회사에는 손해를 입혔다면, 배임죄로처벌될 수 있습니다.
뒤집어서 보면, 회사의 직원이 회사 업무를 하면서 배신행위를 저질렀더라도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한 것이 없거나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것이 없다면, 배임죄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미생의 박 과장 사건에서도
원 인터에 대한 배신행위는 맞지만,
원 인터에 손해가 발생했어야
배임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형법 규정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1)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그러면 회사에 손해가 있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박 과장이 가족회사를 세웠더라도 중고차 수출 거래를 제대로 이행했고, 과다한 가격이 아니라 통상적으로 적정한 가격만 책정했더라도 원 인터에 손해가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법원은 “제3자와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과다한 용역비를 지급한 사건”에서
용역비가 부당하게 과다했다고 보려면, 그 용역비와 적정한 용역비 사이에 차액 상당의 손해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단지 배신행위가 없었다면 더 낮은 수준의 계약대금으로 계약할 수 있었다는 가능성 정도로는 회사에 손해 발생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 손해의 발생에 대하여는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고, 특히 부당하게 과다한 용역비를 정하여 지급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으려면 통상 그와 같이 지급한 용역비와 적정한 용역비 사이의 차액 상당의 손해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방법이나 기준을 통하여 충분히 증명되어야 하며, 단지 임무위배행위가 없었다면 더 낮은 수준의 용역비로 정할 수 있었다는 가능성만을 가지고 재산상 손해 발생이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7도17627 판결)
용역비가 과다했다면 용역의 규모, 질 등에 비추어 통상적으로 책정되는 금액이 얼마인지, 그 범위를 현저하게 초과했는지 등에 관해 배임죄를 주장하는 회사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입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시장가격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용역이거나 적정 가격의 판단에 재량이 큰 경우에는 입증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물론 우리의 빌런, 박 과장의 중고차 수출건은 적정 중고차 가격, 운임 등을 통해 대금이 과다했는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상대적으로는 수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적정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