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은 유난히 마음이 따뜻했다. 다름이 아니라 가슴 따뜻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많았던 것이다. 대표적으로 응답하라 1988, 그리고 미생까지 두 드라마를 봤다.
참 마음이 따뜻하고 무언가 벅차오르는 겨울이었다. 그런 기분을 놓치지 않고 꽉 잡은 상태로 친구 두 놈을 만나서 응팔과 미생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응팔을 얘기할 때는 지나간 우리의 어렸을 적을 회상하며 술 한잔을 기울였고 미생을 얘기할 때는 지금의 우리를 바라보며 술 한잔을 기울였다.
취기가 다들 올랐을 때쯤 노래방을 가서 '걱정 말아요 그대'를 부르며 어깨동무를 하고 앞으로의 우리를 다짐했다. 원래 같았으면 웃겼을 우리 모습이 그 날 따라 벅차올랐고 행복했다.
8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각자의 생활로 바빠서 술 한잔 못 기울인지 너무나 오래되었다. 마치 그 겨울이 얼마나 추웠었는지 가물가물 해진 것 처럼 그 때의 우리도 그렇게 돼가고 있었다.
그런 우리를 탓하거나 서운한건 아니다. 그저 겨울이 지나면서 그럴 수 있던 때도 지나간 것 같아서 아쉬울 뿐이다. 중학교 때 아버지 세대를 보며 왜 친구들이 몇 명 없는 걸까? 우리는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있고 앞으로도 평생 보고 살 건데 하고 의기양양했던 날들이 생각이 난다.
하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시간들이 지나가고 우리들은 점점 하나 둘 흩어지기 시작한 것처럼 그럴 수 있었던 시기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 따뜻했던 겨울이 생각나는 밤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