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낮기온이 평년 기온을 웃돌아 너무 춥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어느덧 올해도 겨울만 남기고 한 해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유례없는 추운 해가 될 거라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 몸으로 체감하고 있지를 못해서 인지 실감이 나지는 않고 있어요.
언젠가 제가 한 번 짧게 언급했던 적이 있는데 독한 약들의 부작용으로 몸이 붓고 살이 쪄서 평생 절대 경험해보지 못할 것 같았던 몸무게로 8년 정도를 힘겹게 지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5월부턴가 조금씩 빠지기 시작한 몸무게가 6개월이 지난 지금 -18kg이 넘어갑니다. 게다가 여전히 매일 30~50g씩 줄어들고 있고요. 갑작스레 너무 많은 몸무게가 감량되어 다른 곳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닌가 걱정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특별히 몸에 다른 이상이 생긴 것 같진 않고 여러 담당 주치의 선생님들과 얘기 나눠 본 결과 우울증이 심화된 게 문제가 아닌가 짐작하고 있어요.
사실 그렇게 만 얘기를 듣고도 저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저 스스로는 우울증이 심하다고 조금도 짐작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저를 가까이 지켜보던 딸은 다르게 얘기하더군요.
엄마가 내내 위태로웠다고요.
집에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있었고 딸의 2차 치료제 치료문제로 머리가 복잡했던 데다 아픈데도 불구하고 제가 직접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여러 가지 일들로 머리도 마음도 벅차긴 했습니다.
하지만 살아오면서 어떤 문제가 됐든 회피하거나 외면함으로 문제를 도외시해 본 적 없었던 전 몸이 아프다고 해서 달라질 성정이 아니기에 조금 무리를 했던 가 봅니다.
또 한 가지, 글이라고 쓰면서 매번 불평과 불만, 슬프고 힘들었던 일들에 대해서만 쓰고 있자니 살짝 현타가 왔습니다.
원래 긍정적이고 사람을 좋아하며 작은 일에도 행복해하는 웃음 많은 사람이었는데 오랜 투병 생활과 힘들고 지쳤던 결혼 생활로 본래의 제 모습을 많이 잃은 것 같아 슬프고 속이 상합니다.
이렇게 힘든 글들을 계속 올리는 것이 맞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 제가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어떤 분이 제게 댓글을 달아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어요.
"네가 사람구실 못해서 똑바로 살지 못하고선 어디서 시댁 어른들과 남편 흉으로 도배된 글을 올리느냐. 너부터 똑바로 살고 이따위 쓰레기 같은 글은 당장 지워라"
그 사람의 말이 옳았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드는 걸 보니 우울증이 심해진 게 맞는 것도 같네요.ㅎ
이 겨울을 잘 보내지 못하면 1월, 2월 제게 더 큰 고비가 남아 있습니다.
저를 오랫동안 지켜봐 주신 감사한 구독자님들 그리고, 친애하는 작가님들 어둡고 힘든 시간을 보내며 힘들어하는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