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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커피클럽, 오픈했습니다!

by 윤오순


내가 20대 때 내 주변에는 ‘어른’이 많았다. 궁금한 걸 바로 답변해주는 그런 어른이 아니라 만나러 가는 길에,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답이 해결되는 그런 어른들 말이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이 살아계실 때 댁에 찾아가 좋은 말씀을 들을 기회가 많았다. “내가 젊은 시절로 돌아가면 나는 잘사는 나라보다는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여행을 많이 할 것 같아. 살아보니 그래. 잘사는 나라는 늙어서도 여행할 기회가 많은데, 못사는 나라는 젊을 때가 아니면 가기 힘들어. 거기서 배우는 게 더 많을 텐데 말이야.”


최근에 SNS로 나를 알게 되었다는 젊은 친구들이 에티오피아커피클럽에 자주 찾아온다. 이유는 다양한데 아프리카 지역 현지조사 방법을 묻기 위해 찾아오기도 하고, 에티오피아 커피에 대해 궁금해 찾아오기도 하고, 새로운 공간에 카페를 창업하려고 하는데 에티오피아 커피를 사용하고 싶어 찾아오기도 한다. 우연히 차를 잘못 타서 왔다는 수줍은 핑계를 대며 본인이 좋아하는 일, 본인의 최근 활동을 두 시간쯤 이야기하고는 총총히 사라진 젊은이도 있었다.


문득 나 자신이 젊은 시절 찾아 뵙곤 하던 어른의 나이에 가까웠음을 깨닫는다. 어쨌든 이곳은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만든 공간이지만 사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그렇게 제각각이고, 나는 그게 자연스럽고 마음에 든다.


#에티오피아커피 #에티오피아커피클럽 #어른이된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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