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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오순 Jul 23. 2023

영화 <앙>에서 커피의 여정을 떠올리다

작은 로스터리 카페에 갔는데 남자 주인이 손님이 다 듣게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혼잣말을 하면서 커피를 내려 살짝 웃음이 났다. 문득 주인장의 머릿속이 궁금했다.


영화 <: 단팥 인생 이야기(Sweet Bean)>에서 키키 할머니가 남자 주인공이랑 처음 팥소를 만들면서 팥의 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나도 에티오피아 커피를 대할  할머니랑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한다.


“팥을 잘 모셔야 한다

밭에서 여기까지 힘들게 왔으니까


팥을 만들 때 나는 항상 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그것은 팥이 봐왔을 비오는 날과 맑은 날들을 상상하는 일이지

어떤 바람들 속에서 팥이 여기까지 왔는지

팥의 긴 여행 이야기를 듣는 일이지”



50년쯤 격리되어 햇빛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의 삶은 정신적으로 피폐했을  같은데 할머니 눈에는 모든 것이 아름다워서 그게 슬프고  감동스럽다.


맛있는 커피를 염원하며 커피를 내리던 로스터리 카페 남자 주인 머릿속에서도 쉴새 없이 저런 대화가 오가지 않았을까 싶다.


#비오는날 #일요일오후 #sweetbean #일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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