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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오순 Mar 16. 2024

힘내라 윤오순! 힘내라 벨레투! #1


그냥 편하게 들어줘. 이건 나한테만 심각한 이슈이고 친구들한테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 일이니까.


우연하게 벨레투(내 회사이기도 하고 그냥 나이기도 해)가 세가지 일을 요청받아 4개의 대기업과 그 일을 진행하게 되었어. 두 곳은 다국적 기업이라 사이즈를 가늠하기 어렵고, 나머지 두 곳은 우리나라 대기업이야.


첫번째와 두번째 일이야. 시작이 좀 우스워. 자기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있다고 두 회사의 아주 높은 분들이 찾아왔어. 한 군데는 2년 전 겨울에 나를 찾아왔고, 한 군데는 작년 여름쯤 나를 찾아왔어. 두 명 다 CEO로 최종 의사결정자이기도 해.


세번째 일이야. 우리나라 대기업 한군데서 오늘 오후 늦게 급하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어.


도움을 요청한 곳들 3개 회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는 그 일이 별로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어. 할 수 있을 것 같았지.


우선 2년 전 겨울에 나를 찾아온 사람이랑 작년 여름에 나를 찾아 온 사람은 벨레투가 둘 사이에서 브릿지 역할만 해주면 문제가 해결될 것 같더라고. 그래서 연결해주는 작업을 시작했고, 결과가 오늘 나왔는데 양쪽 모두 만족스러워했어. 작업을 시작한지 한달 반 정도 걸린 것 같아.


그리고 오늘 오후에 온 전화는 일의 사이즈가 커서 웬만한 큰 회사가 아니면 해결이 안될 것 같았어. 그래서 다국적 기업을 찾았고 몇분내로 바로 키 퍼슨까지 찾았지.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고? 세번째 일도 다 잘 해결되었지.


나는 나를 찾아온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뭔지 그것만 생각했어. 그래서 가능한 빨리 방법을 찾아서 다 해결해줬어.


그런데 오늘 세가지 일을 다 마무리해주고 내가 느낀 게 뭐냐면 그 4개의 큰 회사는 아무도 벨레투나 윤오순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네 목표만 생각하고 달렸다는 것. 자기 희생은 1그램도 용납을 안하더라고. 나는 소상공인이라고 하기에도 사이즈가 너무나 작은 ‘나노’ 상공인쯤 되지만 그 큰 회사들의 어려운 일을 마치 내 일처럼, 그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 해결해줬거든.


사실 오지랍이지. 그 사람들이 일하는 회사들이 작정하면 벨레투 하나 망하게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테고, 벨레투 하나 크게 키우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내가 뭐라고. 아무튼 내가 이런 사람들이랑 같이 협상 테이블에 앉아 앞으로도 상생을 생각하고, 지속가능함, 투명함, 성장, 뭐 이런 걸 떠올리며 계속 같이 사업을 해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어. 난 아직도 너무 이상주의자이고 세상에 대해, 또 사람에 대해 ‘투머치’ 긍정적인 인간이라서 많이 걱정이야.


친구들, 나 진짜 늙었나봐. 갑자기 자신없고, 우울하고, 슬프고 뭐 그래. 그냥 다시 대학으로 돌아갈까, 그런 생각도 잠깐 했는데 거기서 만난 이상한 교수님들 생각하면….그럴 수는 없지.


아무튼 결론은, 좋은 사업가가 되고 싶은데 마음도 약하고, 물러 터져서 쉽지 않을 것 같아.


#힘내라윤오순 #힘내라벨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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