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 포스팅에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금전적인 보상도 중요하지만 관련된 사람들의 태도가 저한테 상식적이지 않아 충격을 많이 받았죠.
제가 개입되면서 일이 잘 진행되자 최종 의사결정자들은 동시에 발을 빼고 실무진들을 저한테 연결시켜줬고 저는 갑자기 영화 ‘올드보이’의 오대수가 되어 좁은 통로에서 도끼를 들고 17대 1로 싸우는 상황이 된 거예요.
실무진들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이해가 안되는 거죠. 위에서 갑자기 이력도 모르는 회사 혹은 개인과 일을 하라고 하니 말이에요. 회사 시스템 대로 일을 해야한다면서 갑자기 저한테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역량을 증명하라, 비슷한 일을 해본 레퍼런스를 제공해라, 그게 힘들면 당신과 이런 일을 진행하기 어려우니 지금부터는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이런 식인 거죠. 회사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그대로 저한테 노출이 된 거예요.
또 한 회사에서는 이 일에 윤박사나 벨레투가 개입된 걸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말아 주세요, 이렇게 부탁을 하면서 나중에 식사 대접을 하겠다고 해서 또 충격을 받았죠. 너무 촌스럽잖아요. 제가 심장이 없이 일하는 사람들과 그동안 정보도 많이 공유하고 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영어 단어 중에 ‘dignity’와 ‘grace’를 좋아해요. 어떤 순간에도 ‘dignity’를 늘 잊지 않으려 하고, 어떤 일이든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잘 마무리하고 ‘grace’하게 손 흔들며 같이 일한 사람들과 헤어지려고 하죠.
기업문화가 엄연히 존재하고 회사의 프로모션을 위해 홍보비로 엄청난 예산을 사용하는, 그런 큰 회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촌스러운 마무리로 제가 어제 충격을 너무 받아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분들한테 저는 잠재 고객이 아니었나봐요.
저는 사업에도 스포츠맨십이 있으면 좋겠어요. 경기가 끝났을 때 선수들이 승패와 상관없이 상대방 선수와 포옹하고 예의 바르게 인사하면서 전장을 떠나는 모습은 늘 뭉클한 감동을 줘요. 일이 끝났는데 저 혼자만 전장에 계속 남아있는 기분이 들어 어제 넋두리를 했어요.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윤오순은 혼자 비행기를 타고 에티오피아에 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여행도 할 수 있고, 자전거를 타고 100km도 달릴 수 있고, 40km 이상의 거리도 맨몸으로 씩씩하게 잘 달릴 수 있어요.
그런데 벨레투는 아직 베이비라서 뭘 제대로 해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그래도 올해는 아직 3월이지만 벨레투 키가 한뼘은 자란 것 같아요. 저는 여전히 부족한 벨레투가 안쓰럽지만 또 자랑스러워요.
#힘내라윤오순 #힘내라벨레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