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물었어요.
“커피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요?”
솔직히 셀 수 없이 많아요.
그중에서도 오늘은 제가 고맙게 기억하고 있는 한 사람을 소개하고 싶어요.
올해 봄, 일본으로 유학을 오기 전,
비자를 찾으러 경복궁 근처 일본대사관에 들렀다가
늘 신뢰하는 커피 맛집, 테라로사(TERAROSA)에 갔어요.
커피는 에티오피아 핸드드립으로, 디저트는 바리스타에게 골라 달라고 했죠.
“내일이면 한국을 떠나요.
이제 다시 공부하러 다른 나라로 가요.
내가 고른 에티오피아 커피에 어울리는 케이크 하나만 골라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주문을 마쳤어요.
진동벨이 울려서 카운터로 갔는데,
바리스타가 커피와 케이크 외에 초콜릿바 하나를 더 건넸어요.
“이건 제가 따로 계산했어요.
저도 나이 들어 유학했거든요.
늦게 공부하러 가는 분, 응원하고 싶어요.”
그렇게 말해줬죠.
그 초콜릿은 가방 포켓에 넣어두고 카페를 나왔고,
다음날 나는 도쿄행 비행기를 놓쳐서 센다이행 비행기를 타고,
센다이에서 신칸센으로 도쿄에 도착했어요.
신칸센에 앉자 갑자기 허기가 져서 가방을 열었고,
그 초콜릿이 거기 있었어요.
전날 먹었어도 고마웠겠지만,
그날의 피로와 허기, 그 사람의 말이 떠올라
정말 큰 위로가 되었어요.
커피가 사람을 이렇게도 이어주는구나.
이 글을 읽는 분 중 혹시
경복궁 일본대사관 근처 테라로사에 가게 되면,
그 바리스타를 만나 전해주세요.
(키가 크고, 머리는 짧은 커트, 팔에 멋진 문신이 있던 분이에요.)
“혹시 지난 봄에 여기 와서 유학 간다고 했던 손님 기억하세요?
그분, 도쿄에 무사히 도착했어요.
센다이 경유해서 오느라 고생했는데,
신칸센 안에서 당신이 준 초콜릿, 정말 맛있게 먹었대요.
그리고 꼭 전해달라고 했어요.
‘당신이 잘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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