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시도하는 아프리카 학생 장학 프로그램

by 윤오순

나는 에티오피아 지역 연구를 20년 가까이 이어왔다. 석사 유학을 준비할 때, 한국 대학들에 문의했지만 지도할 교수가 없다는 답만 들었다. 그래서 결국 해외로 나가 석·박사 학위를 모두 에티오피아 연구로 마쳤다. 학위를 마치고 돌아와 한국의 연구기관에 몸담았지만, 아프리카 연구의 위상은 내가 유학을 떠났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사이 나는 학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업과 연구를 병행하며 커피를 중심으로 에티오피아를 탐구했다. 내가 신문에 기고한 글, 책으로 출판한 연구는 우리나라 외교부가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순방 자료로 쓰였지만, 정작 내 이름은 어디에도 남지 않았다. 네이버 지식백과의 ‘에티오피아 커피 시장’ 항목도 내가 쓴 글이다. 하지만 그 글을 인용하며 에티오피아를 이야기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내 이름을 언급하는 이는 없다.


외국인으로서 다른 나라에서 공부하는 것도 어렵지만, 아프리카 연구는 그 속에서도 늘 후순위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일본 국립대학에서, 아프리카 학생들을 초청해 1년간 교환학생으로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왕복 항공권만 지원되면, 학비와 생활비는 내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같다. 단순히 기부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일본 학생이 아프리카 현지 학교에서 공부하고, 이곳 연구자들이 현장조사를 함께 하며 지도를 이어가는, 진짜 교류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런 제안을 두고 “아프리카 팔이 좀 그만하라”거나, “그 돈 있으면 국내 학생부터 도와라”라고 말한다. 이 말 속엔 내가 쌓아온 연구의 무게도, 국제 교류의 의미도, 아프리카라는 지역을 연구한다는 일이 가진 고단함도 보이지 않는다. 내 삶의 20년을 ‘팔이’로 축소해버리는 시선 앞에서 솔직히 화가 난다.


하지만 그래도 또 가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이 일은 단순히 나의 연구가 아니라, 후학을 키우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넓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나는 부자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만큼의 방법을 찾아, 길을 열고 있다. 내게는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된 이 긴 여정이 있고, 그 길 끝에는 더 많은 학생들이, 더 많은 연구자들이 서로를 만나며 세상을 바꾸어가는 미래가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말한다. “돈 많다고 자랑하지 말고, 나와 함께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자.”


#윤박사커피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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