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북동쪽에 위치한 내륙국 , 즉 바다가 없는 나라이다. 커피에 조예가 깊다는 어떤 연예인이 매체에 나와 커피 이야기를 하면서 에티오피아를 언급할 때 항상 북아프리카에 있다고 그러는데 그 사람은 에티오피아가 어디에 있는지 지도를 찾아본 적이 한 번도 없지 않나 싶다. 지부티, 에리트리아, 수단, 남수단, 케냐, 소말리아가 에티오피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나라들이다. 과거 예멘 전체, 사우디아라비아 일부가 에티오피아 땅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바다가 없어 지부티의 지부티항이나 케냐의 몸바사항 등을 이용해 교역한다. 우리나라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에티오피아 커피는 지부티항에서 출발한다. 한국전쟁 때 에티오피아 병사 약 6천 명이 참전을 했는데 그때 그들이 배를 타고 한국까지 온 루트가 지금 커피가 들어오는 해상루트이다.
에티오피아에도 사계절이 있느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은데 냉건기, 온건기, 대우기, 소우기로 계절을 분류한다면 사계절이 있는 나라이다. 유학시절은 물론 학위가 끝난 후에도 방학에는 거의 에티오피아에 가 있는데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는 매일 비가 내리고 밤에는 몹시 춥다. 비는 하루 종일 내리는 건 아니고 내렸다 하면 한 번에 엄청난 양이 쏟아지는데 차를 타고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 보면 진흙이 미끄러워 빙판 위를 달리는 느낌이 든다.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비롯해 이르가짜페(이르가체프 혹은 예가체프라고 하는 곳) 구지, 카파, 리무 등 유명 커피 산지들은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에 난방 없이 밤을 지내기에는 고역이다. 으슬으슬 한기가 느껴질 때는 전기장판이 간절하다. 물론 비가 안 올 때는 습기도 없고 이보다 좋은 날씨가 없다.
에티오피아의 중심에 위치한 아디스아바바는 해발고도가 2,355미터로 제주도 한라산보다 높은데 비행기에서 착륙한다고 방송한 후 바로 착륙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고산지대라 말라리아에 감염될 위험이 없다고들 하지만 그렇다고 모기가 전혀 없는 곳은 아니다. 고산병이 있는 분들은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 나도 여전히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한 후 며칠간은 적응기가 필요하다. 사람마다 고산병 증세가 다양할 텐데 나는 두통을 겪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정도이다. 한국에서 에티오피아 국적기인 에티오피아항공을 탈 때는 인천에서 출발시간이 늦고 에티오피아에 아침에 도착한다. 그 덕분에 대개 기내식을 먹지 않고 내내 자는데 그렇게 하면 따로 시차 적응 필요 없이 도착 후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고 경험상 고산병 증세가 덜하다.
현재 한국에서 에티오피아까지는 직항이 운항된다. 인천에서 에티오피아로 갈 때는 13시간 반 정도, 에티오피아에서 인천으로 올 때는 약 1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서울발 뉴욕행 평균 비행시간이 약 14시간 정도인데 그것보다 짧다. 에티오피아에 가려면 비자가 필요한데 도착비자도 가능하고 요즘은 E-Visa가 도입되어 출발 72시간 전에 신청해 받으면 공항에 도착 후 비자 라인에서 길게 기다릴 필요가 없다. 예전에는 관용여권 소지자가 아닌 경우 비자 종류가 관광비자, 상용비자(비즈니스 비자)로 간단했는데 요즘은 비자 종류가 다양해져 본인의 방문 목적에 맞게 신청해야 현지에 도착해 귀찮은 일이 안 생긴다.
에티오피아 방문 전 예방접종과 관련해서는 국립중앙의료원, 질병관리본부 등에 접종 권장 대상, 접종시기 등 해외여행과 관련된 각종 질환에 대한 상담을 추천한다. 특히 면역이 없는 여행자 중 개발도상국으로 여행하는 사람들한테 필요한 예방접종을 꼭 챙기시기를 당부한다. 대표적인 게 황열(Yellow Fever)인데 감염 위험지역 도착 최소 10일 전에 접종해야 하며 한번 맞으면 평생 면역이다. 아프리카 지역의 일부 국가들이 방문할 때 ‘옐로카드’라고도 하는 ‘황열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하는데 에티오피아는 WHO 기준에 황열 위험국가 리스트에는 있지만 공항에서 이 카드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아디스아바바에만 머물 경우 말라리아 감염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은데 혹시 에티오피아의 다른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예방약 복용에 관해 미리 상담하시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