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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에서 기린을 만나다

by 윤오순


2020년은 모두에게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내 시간도 1월, 2월, 3월에서 12월로 바로 점프를 해버린 느낌인데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마스크 안쓰고 백패커 스피릿으로 말라위를 여행한 것이다.

사진은 말라위 여행하며 만난 기린 G여사(현지에서는 미즈 G라고 부름). 동물원에 처음 올 때는 남편과 같이 왔고 새끼도 한 마리 낳았는데 환경이 맞지 않았는지 지금은 혼자가 되었다. 버스를 타고 가다 대형 광고판에 기린이 있어 현지인들한테 여기 기린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산넘고 물건너 기린을 찾아 갔다. 동물원에 도착한 첫 날은 현지 스텝과 4시간을 돌아다녀도 기린을 만날 수가 없어 포기. 다음날 아침을 먹는데 저 멀리서 G여사가 너울너울 날개를 단듯 천천히 움직이며 자태를 뽐내고 있어 달려가 사진에 담았다. 아주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고 나를 빤히 굽어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동물원에 사파리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렇게 우연히 기린을 만나고 모든 게 시시해져 거기를 떠났다. 요즘도 팬데믹 이전의 시절을 떠올리며 가끔 G여사의 사진을 들여다보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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