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다닌 지 십 년이 되었습니다.
여러 직장에 옮겨 다니며 이직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나였는데, 한 직장에 십 년이라니...
컴퓨터를 하도 많이 써서,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라는 질환도 얻었습니다. 그렇게 손가락 운동, 머리 운동, 사람과 커뮤니케이션 운동을 수 없이 하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쭉 흘러가 버렸네요. 지금은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고객님 얼굴만 봐도 대출 때문에 오셨는지, 카드를 분실하셨는지 바로 알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의 필명은 오소리 언니입니다. 유튜브에는 벌꿀 오소리 연관 동영상이 많은데요, 자기보다 몸집이 큰 동물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이겨낸답니다! 포기란 것을 모르는 영리한 동물입니다.
저도 제가 부딪혀서 얻은 경험의 모래알을 오소리처럼 열심히 물어와 열심히 쌓고, 또 쌓아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거친 파도와 맞서고
때로는 몸이 추워 달달 떨릴 때,
힘이 들어 쉬고 싶을 때,
제가 만들어 놓은 모래사장에서 모든 짐 다 내려놓고
홀딱 옷 벗고
따뜻한 햇볕을 쬐며
쉬어갈 수 있기를...
나와 같이 열심히 살아가는, 곧 40을 앞둔 직장여성들을 위하여..
반짝반짝 빛나는 젊은 친구들을 위하여..
따뜻한 당신을 위하여...
나의 발자취를 남기기로...
그리고 함께 성장해 가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