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이었던가, 여느날 같과 다름 없던 어느 날, 나는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하기로 결심 했다.
커리어는 망가졌다, 체중은 계속 불은채로 줄지 않았다, 작년 건강검진에서 심하게 높게 나왔던 콜레스테롤은 계속 내 머리속에 맴돌았다, 7년전에 없어졌던 공황장애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건강해 지겠다고 무작정 운동을 했다. 그러다가 갑작스런 현기증에 기절 직전까지 갔다. 그래도 나름 잘
풀리고 있다고 생각한 내 삶의 상당수가 무너져 내렸다. 내가 여기서 왜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겉으로는 똑같이 보였을 수 있다. 매일 출근하고, 일을 하고 퇴근하고 아이들과
놀아주고, 월급은 끊기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외부 환경인지, 나인지 모를 그 무엇인가는 계속 나를 갉아 먹고 있었고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나는 나를 붙잡고 나를 살리기 위해 안감힘을 썼다. 무엇이라도 해야했다, 아니 하고 싶었다 라고 표현해야
하나. 목표가 없는 삶에 목표를 불어 넣고 싶었다. 무엇이라도 목표로 삼고 싶었다. 기존까지의 내 삶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달리고 달렸던 여정이었다, 그러나 목표가 사라지고 목표를 세울 힘조차 없어졌다.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싶은 상황까지 몰렸다. 나를 살리기 위해서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우쳤다.
말도 안되는 목표라도 세우고 싶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달리고 싶었다. 그것만이 내가 나를
살게 하는 길이라는 것을 나도 모르게 깨우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만의 목표를 세웠다. 달성의
가능성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니, 어떠한 목표라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나를 갈아 넣고 싶었다. 의미 없이 무너져 내리는 나를 보는 것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는 나를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그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쩌면 달성할 수 있다고
나에게 최면을 걸었는지도...
목표를 세웠다. 그렇게 거창하지도 그렇다고 쉽다고 할수도 없는 목표를 세웠다. 남들이 보는 나의 일상은
여전히 평화로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