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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 Apr 14. 2019

1인 가구가 사는 모습을 굳이 정형화 해보기

다섯 번째 이야기 - 1인 가구의 주거 형태와 라이프스타일

1인 가구는 자의적 1인 가구와 타의적 1인 가구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자의적 1인 가구는 부모와 동거하는 중 별도 세대를 구성하게 되는 경우인데 흔히 ‘독립’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독립’한 자의적 1인 가구는 타의적 1인 가구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독립에 의한 비용 증가를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이 해당 개인 또는 그 부모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와 동거할 때의 주거 환경과 비교하여 크게 다르지 않은 생활환경을 선택하게 됩니다. 해당 비용은 부모로부터의 간섭을 떠난 자유로운 생활을 위한 또는 부모의 장성한 자녀에 대한 부양 의무를 대신할 반대급부로 취급됩니다. 기존의 1인 가구에 대한 논의는 '열악함, 불쌍함'의 의미가 많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코리빙에 대해 논할 때는 자의적 1인 가구의 특성도 같이 고려해야 합니다. 코리빙에는 이러한 자의적 1인 가구에 대하여 별도로 고민해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기존의 1인 가구 주거 형태는 가족 형태의 공동체가 제공하는 다양한 정서적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었고 이러한 정서적 서비스의 부재를 오히려 간섭에 대한 해방이라고 간주하는 자의적 1인 가구의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코리빙은 오히려 더 나은 정서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어떻게 접근하고 표현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1인 가구에게는 크게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밀레니얼 세대에 해당하는 20~30대는 대부분 원룸에 해당하는 다세대주택, 다가구주택 또는 오피스텔에 거주합니다. 고시원이 포함되어 있는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도 일정 부분 차지합니다. 주거 형태를 보면 거주 주택의 면적에 대해 추정 가능합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대부분 15평 미만의 공간에 거주 합니다.(주2) 한편 2017년 인구주택 총조사 총조사에 의하면 호텔, 여관 등의 숙박시설, 판잣집 및 비닐하우스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비율도 2016년 기준으로 20대 14.1%, 30대 15.6%에 달한다고 합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 형태에 살고 있는 1인 가구가 어떠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지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라이프스타일은 정의하기 어렵고 소득 수준이나 거주지의 위치 등 변수가 많아 특정 주거 스타일과 연관 짓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학술적인 수준의 관찰이나 통계에 기반한 자료는 아닙니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특이사항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거 수준이 열악할수록 주변인들과의 접촉을 최소화 하려는 경향입니다. 즉, 고시원, 노후 단독주택의 원룸 등에 거주하거나 해당 주거 형태가 밀집한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브랜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경우보다 옆 세대, 관리인 등 관계자, 주변 근린생활 시설 등의 종사자들과 교류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게 보였습니다. 그 원인을 꼬집어 말 할 수는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가 본인의 소득 수준을 반영한다고 착각하는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왜곡 현상과 맞물려 있다고 추정해 봅니다. 마치 노후된 국산 차량을 타는 사람이 새 외제 차량을 타는 사람보다 자산이 더 적다고 추정하는 현상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해당 주거 형태에서의 인간관계 교류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며 사회적으로 참 안타까운 현상입니다.



코리빙은 이러한 안타까운 현상을 타개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원룸이라도 공간에 대한 새로운 기획으로 공유경제에 기반한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면 사람들 사이에 긍정적이고 건전한 교류가 증가하게 되고 더 이상 잘못된 사회적 오해로 인하여 관계를 기피하는 현상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특정한 건축물에의 공간 기획을 넘어 마을 단위, 도시 단위의 코리빙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포인트에 있습니다. 저는 코리빙이 단순히 ‘그’ 건물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그것은 또 하나의 외딴 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역 기반의 서비스는 코리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코리빙에 있어 ‘타운’이라는 단어를 매우 좋아합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1인 가구의 주거비용과 주거환경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주1) 통계청
주2) 2018 한국 1인 가구 보고서, KB금융지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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