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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 Apr 16. 2019

1인 가구의 주거 환경은 왜 개선되지 않을까?

여섯 번째 이야기 - 1인 가구의 주거 비용과 주거 환경

코리빙 사업을 한창 준비하던, 그러나 사업 시행에 대한 경영진의 컨펌이 나기 전 우리에게 더욱 힘을 북돋워 준 기사가 있었습니다. 2012년에 청년단체인 민달팽이 유니온이 조사한 자료에 기반한 기사였는데 고시원의 동일 면적당 임대료가 타워팰리스 보다 높다는 사실로 시작하여 열악한 1인 주거에 대한 현실을 다룬 기사였습니다.(주1) “우리가 하고자 하는 비즈니스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CSV의 관점에서도 크게 기여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더욱 일에 매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사는 이때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닙니다. 해마다 유사한 기사는 계속됩니다. 다시 말하면 1인 주거의 열악함은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챕터에는 1인 주거의 면적을 살펴보았습니다만 이번 챕터에는 비용에 관련된 내용을 더욱 자세히 보겠습니다. 1인 가구의 자가 비율은 28.2%로써 전체 가구의 자가 비율인 60.7% 보다 현격히 낮습니다. 특히 20대의 경우 월세 비중이 50%에 육박 합니다.(주2)

<거주주택 소유형태(주2)>

한편, 월세 보증금은 1천만원 미만이 38.7%이고 3천만원 이하는 약 80%에 달했습니다. 월세 지불 금액은 반전세를 포함한 금액이기는 하지만 82.5%가 50만원 이하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전•월세 보증금 및 월세 금액(주2)>

2018년 5월 8일에 국토교통부에서 배포한 2017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율(RIR) 은 18.9% 로써 일반 가구의 17%에 비해 높다고 하였으나 이태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팀은 청년 가구 중에서 1인 가구의 RIR이 20 이상인 경우가 56.9%, 30 이상도 30%에 달한다고 하여 1인 가구의 경제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주3) 게다가 각 연령대별 고시원에 거주하는 비율 중 20대가 11.3%로 가장 높았고 최저 주거기준인 14평방미터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곳에 거주하는 비중도 20대가 11.9%로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최저 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곳에 거주하는 인원의 RIR 은 20대가 37.5% 로써(주4) 결국 그러한 열악한 주거 환경도 소득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KBS(주4)>
<출처 : KBS(주5)>

이러한 결과는 1인 가구의 거주주택 선택 사유 중 가장 높은 비율이 가격이고 입지를 나타내는 주거환경 선택 사유의 가장 높은 비율이 학교나 직장과의 거리 또는 교통이라는 결과와 비교해 볼 때, 열악한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저렴하고 직주근접을 실현할 수 있는 곳에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다는 결론을 추론해 볼 수 있겠습니다.
 

<거주주택 선택 사유(주2)>


<주거환경 선택 사유(주2)>


또 한 가지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 1인 가구의 무형적인 어려움입니다. 1인 생활은 가족 또는 가까운 사람과의 생활에 비해 우려스러운 점이 많습니다. 외로움 등 심리적 안정은 물론 응급상황 등의 건강 관리, 그리고 특히 여성에게 더욱 치명적인 문제인 주거 침입이나 도난, 생활 안전에 대한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더욱이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지키기 어려운 부정적 자아상에 대한 문제도 대두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아직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전면적으로 제기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으며 일부의 민간 사업자들만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실정입니다.
 

<1인 가구가 현재 우려하는 것(주2)>


<1인 생활의 안전상 어려움(주2)>

살펴본 바와 같이 청년 세대의 1인 주거는 여전히 지출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공급만이 있을 뿐입니다. 부동산을 수익사업으로만 생각하는 기성세대는 오히려 이러한 이유로 1인 주거 사업을 공급하라고 부추 깁니다. 치솟는 집값과 주거비 부담으로 월세 시장으로 내몰리는 1인 가구를 공략하라고 조언하며 강북보다는 강남의 대학가 근처 지하철 한정거장 떨어진 곳이 가장 좋다고 친절하게 안내해 줍니다.(주6) 현실이 이렇게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다 보니 개선될 여지는 아직 적어 보입니다.
 
현실은 이렇게 모순적이고 씁쓸합니다. 몇몇의 사회단체 또는 협동조합이 이러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타개하고자 2010년 초부터 코리빙의 한 가지 타입인 셰어하우스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의미있는 사회적인 반향은 일으켰지만 거대하고 무거운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은 10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이 되어서야 꿈틀대고 있습니다. 셰어하우스를 넘어서는 코리빙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 변화, 대기업의 두뇌와 자본력, 정부의 정책이 보조를 맞추며 진행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하드웨어의 공급만이 아닌 1인 주거의 정서적인 문제도 해결 가능한 코리빙은 사회문제 해결의 매우 중요한 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주1) [리포트+] "타워팰리스보다 비싼 고시원"…살 곳 없는 대학생, SBS 뉴스, 2016.8.26
주2) 2018 한국 1인 가구 보고서, KB금융지주연구소
주3) 지ㆍ옥ㆍ고' 많은 청년 1인 가구, 주거 임대료 부담에 눈물, 중앙일보, 2018.5.27
주4) [월세의 늪] 최저주거기준 14㎡ 못 미쳐도 월세가 46만 원, KBS, 2018.9.20
주5) [월세의 늪] 주거비 ‘1000에 50’…너무나 무거운 20대의 무게, KBS, 2018. 8.31
주6) 타워팰리스보다 비싼 홍대 앞 원룸 월세, 이유가…, 조선일보, 2018.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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