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캘리 에세이 :: 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너는 그냥 근처에 있는 아는 사람이던 순간이 있었다.
그저 조금 우스운, 그냥 그런 사람이었는데
유난스럽던 너의 애정표현에 마음이 갔던 건
어쩌면 정말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어느 순간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던 우리,
나의 마음을 얻기 위해 유난스레 표현하던 너의 애정도
그저 편안한 관계 속에 물들어 색을 잃어가던 그 나날들 속에
살며시 키워갔던 나의 애정이 너의 거짓말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속에 상처받아 가던
그 무더운 여름날에 나는 매일 고민을 해야 했다.
이별이 힘들까 만남이 힘들까.
연애로 힘들어하는 모든 이가 그랬듯이
너와 헤어지는 것이 더 아플지,
계속 만나며 상처 입는 것이 더 아플지
끊임없이 계산해야 했다.
그래서 간절히 바랐다.
우리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아주 무거운 마음이 필요해,
그러니 네 마음에 무게를 실어줘. 내가 날아가버리지 않도록...
우리가 '우리'라고 정의되는 것에
조금의 의심과 걱정도 없도록.
결국 그저 나의 바람일 뿐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