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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소소 Mar 30. 2016

그 어리고 순수했던 욕심

지니 캘리 에세이 :: 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퇴근하는 부모님의 손에 들린 봉지 하나가 

유일한 욕심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어린 날들 속에서는 그저

백 원짜리 사탕 하나에도 그렇게 웃었다.


그렇게 자라나다가

하나 둘 씩 새로운 것을 알게 되며

그 새로운 것들을 욕심 내기 시작했다.


알면 알수록 세상은 욕심나는 것들 투성이다.


하지만 그중에서 정말로

내 것이 될 수 있는 것은 너무나도 적고

그래서 채워지지 않는 그 욕심이 괴롭다.


비우고 비워내도

다시 차지 않는 것은 텅 빈 지갑뿐이고

욕심은 끝없이 차오른다.


그 욕심으로 하나하나 채워 넣은

내 방이 제법 만족스럽긴 하지만


아주 가끔은 그립다.


퇴근길에 부모님이 가져온

빵 한 봉지에 기쁘게 웃을 수 있던 어린 내가.


에릭남 - 울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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