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캘리 에세이 :: 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퇴근하는 부모님의 손에 들린 봉지 하나가
유일한 욕심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어린 날들 속에서는 그저
백 원짜리 사탕 하나에도 그렇게 웃었다.
그렇게 자라나다가
하나 둘 씩 새로운 것을 알게 되며
그 새로운 것들을 욕심 내기 시작했다.
알면 알수록 세상은 욕심나는 것들 투성이다.
하지만 그중에서 정말로
내 것이 될 수 있는 것은 너무나도 적고
그래서 채워지지 않는 그 욕심이 괴롭다.
비우고 비워내도
다시 차지 않는 것은 텅 빈 지갑뿐이고
욕심은 끝없이 차오른다.
그 욕심으로 하나하나 채워 넣은
내 방이 제법 만족스럽긴 하지만
아주 가끔은 그립다.
퇴근길에 부모님이 가져온
빵 한 봉지에 기쁘게 웃을 수 있던 어린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