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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리트 언노운으로 살아가기

스물여덟 번째 월요일밤

by 오소영

별 기대 없이 <컴플리트 언노운>을 봤는데 밥 딜런이 'Like A Rolling Stone'(라이크 어 롤링 스톤)을 페스티벌에서 부르는 장면에서 울어버리고 말았다. 그 장면의 모든 것이 너무 좋기도 했지만 내 오래된 기억을 툭툭 건드리는 무엇이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까 고민하던 중 하나음악에서 데모테이프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기억상실'이 포함되어 있던 데모테이프를 들으시고 고 조동진 형님께서 서울로 올라오라 하셔서 무작정 상경하게 되었다. 방한칸 구할 돈도 없이 선배들 집에 얹혀살아야 했지만 내 노래를 발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뻐서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나는 이름이 알려진 선배님들처럼 음악으로 먹고살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했던 것 같다. 희망을 가지는 건 절망에 빠지는 것보다는 좋은 일이지만 내가 너무 순진했던 것도 사실이고.


그다음에는 사랑하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빚을 지고, 그 빚을 오랫동안 돈을 벌어서 갚고, 우울증이 심해져서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으면서 시간이 흐르고.. 겨우 2집을 내고 또 시간이 흘렀다. 2020년 3집을 발표했지만 또 다음 앨범을 내지 못한 채 2025년이 되었다. 그냥 그런 뻔한 이야기다. 그래도 죽지 않고 살아남았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2001년 1집으로 데뷔를 하고 (1994년 6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부터 계산하면 더 오래됨)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뭘 했냐고 물어보면 자괴감만 든다. 우울증이 심해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만 있던 때를 잊은 채로 지나간 날들의 나를 자책하게 된다. 하지만 그 시간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잊혀진 가수로 살아가는 것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유명해진 밥 딜런에게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처럼 부담을 주는 일도 없다. 사람들은 내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절망적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 나야말로 구르는 돌처럼 살고 있구나.


https://youtu.be/a6Kv0vF41Bc?si=i9mSE1aHA-5xyY5y

Like a rolling stone - Bob dylan


Once upon a time you dressed so fine

옛날에 넌 멋지게 차려입고는

You threw the bums a dime in your prime, didn't you?

전성기를 즐기며 거지에게 동전을 던져줬었지, 안 그래?

People'd call, say, "Beware doll, you're bound to fall"

사람들은 널 불러 말했지 "조심해 얘야, 그러다 곧 추락한다"

You thought they were all kiddin' you

넌 다들 농담하는 줄 알았겠지

You used to laugh about

넌 놀러 다니는

Everybody that was hangin' out

사람들을 비웃곤 했었지

Now, you don't talk so loud, now, you don't seem so proud

하지만 이제 넌 큰소리도 못 내겠지, 이제 넌 끼니를

About havin' to be scrounging around for your next meal

구걸해야 하는 처지가 부끄럽겠지

How does it feel, how does it feel?

기분이 어떻니, 기분이 어때?

To be without a home

집 없이 사는 것 말야

like a complete unknown

완전히 잊혀진 채로

like a rolling stone?

구르는 돌처럼 사는 게 어떤 기분이니?

You've gone to the finest school all right, Miss Lonely

외로운 여인이여, 넌 최고 명문학교에 진학했었지

But you know you only used to get juiced in it

하지만 거기서 넌 항상 도취돼 있었지

And nobody has ever taught you how to live on the street

아무도 네게 거리의 삶을 가르쳐주지 않았어

And now you find out you're gonna have to get used to it

지금은 네가 거리의 삶에 적응해야 하는 걸 알게 되지

You said you'd never compromise

넌 모르는 떠돌이와는

With the mystery tramp, but know you realize

타협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 사람이

He's not selling any alibis

알리바이 따윈 팔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지

As you stare into the vacuum of his eyes

넌 그의 공허한 눈을 바라보며

And say do you want to make a deal?

"우리 거래합시다"라고 말하지

How does it feel, how does it feel?

기분이 어때, 기분이 어때?

To be on your own

남의 도움 없이

With no direction home, like a complete unknown

집으로 가는 방향도 잃은 채, 완전히 잊혀진 채

Like a rolling stone?

구르는 돌처럼 사는 게 어떤 기분이니?

You never turned around to see the frowns on the jugglers and the clowns

넌 묘기꾼과 광대가 재주 부리러 왔을 때

When they all come down and did tricks for you

사람들이 그들을 못마땅해하는 걸 보려 하지 않았지

You never understood that it ain't no good

그런 재주부리기가 쓰잘데기 없다는 걸 너는 이해 못 했지

You shouldn't let other people get your kicks for you

넌 남들이 네 신발을 가져가는 걸 용납해선 안되지

You used to ride on the chrome horse with your diplomat

넌 어깨에 샴고양이를 얹은 외교관과 함께

Who carried on his shoulder a Siamese cat

멋진 자동차를 탔었지

Ain't it hard when you discover that

넌 그 외교관이 물건을 훔쳐간 후

He really wasn't where it's at

도망가고 없다는 걸

After he took from you everything he could steal.

발견하고는 괴로울 테지

How does it feel, how does it feel?

기분이 어때, 기분이 어때?

To be on your own

남의 도움 없이

With no direction home, like a complete unknown

집으로 가는 방향도 잃은 채, 완전히 잊혀진 채

Like a rolling stone?

구르는 돌처럼 사는 게 어떤 기분이니?

Princess on the steeple and all the pretty people

첨탑의 공주와 모든 아름다운 이들

They're drinkin', thinkin' that they got it made

그들은 술을 마셔대지, 그들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면서

Exchanging all precious gifts

값비싼 선물을 교환하면서

But you'd better take your diamond ring, you'd better pawn it babe

하지만 넌 어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가져가서 전당포에 맡기렴

You used to be so amused

넌 넝마입은 나폴레옹과

At Napoleon in rags and the language that he used

그의 언어를 접하곤 즐거워했었지

Go to him now, he calls you, you can't refuse

지금 그에게로 가, 그가 부르잖니, 넌 거부할 수 없지

When you got nothing, you got nothing to lose

넌 무일푼이잖아, 잃을 것 하나 없잖아

You're invisible now, you got no secrets to conceal.

넌 투명인간이야, 숨길 비밀이란 없어

How does it feel, how does it feel?

기분이 어때, 기분이 어때?

To be on your own

도와줄 사람도 없이

With no direction home, like a complete unknown

집으로 가는 방향도 잃은채, 완전히 잊혀진채로

Like a rolling stone?

구르는 돌처럼 사는 게 어떤 기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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