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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땐 울어도 돼

스물아홉 번째 월요일밤

by 오소영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쓸쓸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건 당연한 것이다. 내가 말하지 않으면 누가 그걸 알고 헤아려주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슬픈 마음을 전달하는 건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기쁜 마음이야 얼마든지 나눌 수 있지만 우울, 고통, 자책은 공유하지 않는 편이 좋다.


나는 트위터를 오래 사용해 왔다. 처음에는 날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서운한 감정도 느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우울함을 여과 없이 트위터에 올렸다. 다가오던 사람들이 다시 멀어졌다. 그러면 또 슬프고 우울해졌다. 그 마음을 또 트위터에 올리곤 자괴감에 빠지곤 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는 건가, 아니면 잘 감추고 사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맘껏 털어놓기 위해 예술인 심리상담을 신청했다. 예전에 한번 받은 적이 있었는데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그 후로는 신청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요즘 마음의 상태가 부쩍 안 좋아지는 게 느껴져서 누군가에게 얘기라도 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상담센터들은 거의 신청마감이라 조금 거리가 있는 곳으로 정하고 신청했는데 잘 되면 좋겠다.


밤이 되면 슬퍼진다. 엄마가 생각나고 순둥씨가 생각난다. 그 둘이 없는 세상에서 잘 살아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하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그 둘이 세상에 있을 때도 난 그리 잘 살지 못했다. 여하튼 슬퍼지면 가끔 운다. 아무도 듣지 않으니 맘껏 울어도 되는데 편하게 울지는 못한다. 죄책감이 내 입을 막는다.


힘들 때는 누군가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날 위해 위로의 말을 해주면 좋겠다고. 슬플 땐 울어도 된다고 말해주고 수건을 건네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모두 내 그릇된 욕심일 뿐이다. 난 혼자서도 잘 견뎌내야 하고,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않고 삶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라고 항상 다짐은 하는데 사실 잘 되지는 않는다. 매일 실패하고 매일 다시 시작한다. 가끔은 다 내려놓고 하루 종일 자기도 하고, 많이 먹기도 한다. 슬플 땐 울어도 돼.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이럴 때는 꼭 눈물이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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