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여덟 번째 월요일밤
점점 이사날짜가 다가오고 있다. 아직 당근에 올린 물건은 팔리지 않은 채로 잔뜩 남아있고 갈 길이 멀다.
집을 둘러보면 과연 이 물건들을 다 정리하고 떠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되고 불안하다. 오늘은 이사에 대한 짧은 시를 올려본다.
이사
박스를 접었다.
버려야 할 것들이 나를 둘러쌌다.
다 쓸모없다고,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왜 손이 떨리지?
냉장고 문을 열었다.
반쯤 남은 고추장이 나를 본다.
넌 날 어디에 두고 갈 거냐고 묻는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사 가면, 가벼워질 거라고 했다.
근데 왜 이렇게 무거워지지?
짐이 아니라,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