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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소영 Apr 03. 2020

길위에서 by 이정하

[200403] 길위에서 by 이정하


길 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여, 너는 왜 저만치 멀리 서 있는가

왜 손 한번 따스하게 잡아주지 않은가

길을 간다는 것은, 

확신도 없이 혼자서 길을 간다는 것은

늘 쓸쓸하고 눈물겨운 일이었다


#1일1시 #시필사 #프로젝트100 #길위에서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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