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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꿈 by 유계영
by
오소영
Apr 10. 2020
[200410] 봄꿈 - 유계영
온종일 털었는데 네 개의 지갑은 모두 비어 있다
나는 꿈속에서 허탕만 치는 소매치기였으나
아무도 없는 무대에 올라 개망초처럼 흥겨웠다
빈 주머니들은 더 가벼워졌겠지
왼손과 오른손을 꽉 묶고 차분히 잠들겠지
겨울에 떠난 것들이 겨울로 돌아오지 않는 것을
뭐라고 불러줄까 생각하면서
낡은 것은 새것으로 새것은 낡아가고
모르는 것은 아는 것으로 아는 것을 모르게 되고
봄에도 그러겠지
장발장은 빵만 훔쳤는데 왜 십구 년을 갇혀요?
은촛대를 훔쳤을 땐 왜 용서받아요?
선생님은 왜 아무것도 몰라요?
나는 떠들지 말라고 말해주었다
손잡이가 떨어진 채로 들썩거리는 주전자들아
멀리 바람으로 날아갈 수 있는 죽음이 있다고 믿는
삶의 아둔한 속도로는
집오리 같은 시간 속을 영영 뒤뚱거리게 될 것
살아서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웃는 낯으로 침을 뱉고 돌아서는 사람들
눈에서 태어난 것들이 눈으로 죽으러 돌아와
사흘 내 잠만 자다 나가는 것을 두고
슬픔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모르는 것은 끝까지 몰라두거라
어른 같은 아이는 귀엽지가 않으니
#1일1시 #시필사 #프로젝트100 #봄꿈 #유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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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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