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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소영 Oct 10. 2022

메멘토모리, 카르페디엠, 아모르파티!

2-2. 죽음

 얼마 전 한 동기 도반님께서 욕실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겪으셨다. 다행히 작은 부상으로 치료를 받으셨지만, 아주 짧은 순간 나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경험을 하면서 삶과 죽음은 순간이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 붙어있는 하나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했다. 이번 챕터는 '죽음'에 대해 다루는데, 부제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인생 최고의 스포일러는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이다. 
인간 실존의 가장 확실한 이 사건은 우리를 진정성의 여정에 들어서게 한다. 
그때 우리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묻고 보다 진실한 삶을 생각한다. p.95


 우리는 누구나 죽지만, 그 스포일러를 기억하며 살아가지는 못한다. 죽음에 대한 불안으로 애써 죽음에 대해 망각하는 것, 결정론에 빠져 삶을 회의하는 것, 피안의 삶을 쫓는 것은 죽음에 대한 잘못된 이해이다. 저자는 잘못된 이해를 극복하려면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명백한 메시지를 제대로 해독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두 가지 메시지를 제시한다. 하나는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죽음의 시간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삶이 무엇인가를 소유하거나 완성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을 진정성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p.100-101)


 저자는 바쁘다 신드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나 또한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이 정의가 눈에 들어왔다. 

바쁘다는 말은 정작 중요한 일, 즉 존재의 의무에 시간을 쓰지 못한다는 고백이다. 삶으로부터 자신이 소외되었다는 '자뻑'이다. '바쁘다'는 말은 근대 산업 이데올로기가 만든 허위의식 중에 하나다. ... 온전한 삶이 결코 쉼과 여가의 확보가 아닌데도 대부분의 일들을 고역으로 변질시키면서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일을 최고의 열망으로 갈망케 했다. p.102

 

 대부분의 시간을 바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면서도 지금 여기, 현재를 살고 싶다고 갈망하는 나. 어떻게 하면 죽음을 기억하고, 지금의 오늘을 즐기며, 나에게 오는 일들에 감사하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책에서는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일부를 인용한다. 

"죽을 준비를 어떻게 하죠?"
"불교도들이 하는 것처럼 매일 어깨 위에 작은 새를 올려놓는 거야. 그리곤 새에게 말하지. '오늘이 내가 죽을 그날인가? 내가 죽을 준비가 되었나? 나는 해야 할 이들을 다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나? 이렇게 묻지." p.105


  모임에서는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난 비전보드에 등장했던 넓은 테이블을 생각하며 좋은 사람들과 하하호호 대화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고 앨범 등의 기록을 돌아보는 모습을 떠올렸다. 드라마 <서른아홉>에 나왔던 미리 장례식의 모습도. 

 이 모습을 어떤 의미로 나의 목적에 담아 현재를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살아갈 것인가. 

 <Soul> 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Enjoy it! 




두 번째 관문에서 남기는 질문

Memento mori, 나는 죽음을 메시지를 잘 받아들이고 있는가? 
Carpe diem, 나는 지금 여기 현재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는가?
Amor fati, 나는 나의 삶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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