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연휴의 마지막날이자 연휴 중 할 일을 만들어놓지 않은 유일한 날이다. 5월엔 꼭 세 개의 Self Gardening Day 박스를 치기로 했고, 그날 중 하루이다.
Self Gardening Day 박스?! 그것이 무슨 박스 인가 하면, 나의 코치로서의 겨울잠 시기를 보내기 위한 환경세팅 중 핵심이 되는 하나이다.
약 2년 전의 멘토코칭에서 '분주한 나의 일상'에 대해 다루며 나를 위한 시간인 Self Gardening Time을 만들고 실행했지만, 삶이 그러하고 사람이 그러하듯 이것은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나의 메인 이슈이다. 여기에 지금은 '코치로서의 나'에 대한 고민까지 연결되어서 한 달 전 H멘토코치님께 시간을 내어주십사 부탁드렸고 '에너지가 떨어진 코치로서의 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5월의 첫 Self Gardening Day를 맞이하여! 그리너리 한 풍경과 함께 그날의 코칭을 다시 복기하며 기록을 남긴다.
2023년 5월 1일, Self Gardening Day
3월을 시작하면서 알아차렸던 '코치로서의 나'의 속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그것이 나에게 맞는 최적의 속도임을 알면서도 올라오는 아쉬움들이 나에게 있었다.
인지하고 있었지만, 에너지가 떨어진 건 '코치로서의 나'가 아니라 그저 '나'였다. '나'의 에너지가 떨어져서 '코치로서의 나'로서까지 에너지를 쓰기는 어려웠던 거다. 삶의 바탕이자 평소에는 에너지를 주는 것들에 에너지를 써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본캐인 '직장인으로서의 나' 또한 전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기 때문에 부캐인 '코치로서의 나'가 쓸 에너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지금, 이것은 애씀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은 에너지를 쌓아야 하는 회복의 시기임을, full로 채워져 있을 때 할 수 있는 역할들을 반만 채워진 배터리로 내가 만족할 만큼 할 수는 없음을,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가야 하는 시기임을 이야기 나눴다.
그리고 2023년은 '코치로서의 나'의 겨울잠 시기임을 선포했다. 그래도 괜찮냐고 물으신다면 물론 괜찮지 않다. 나의 배움, 성장, 호기심, 실행 세포들은 아쉬워했다. 나의 석연치 않음을 감지하신 H코치님께서 100% 채운 후가 아니라 지금의 지친 zone만 벗어나면 해볼 만한 일들이 있을 수 있지 않냐는 말씀을 하셨고, 나는 중간 점검을 떠올렸다. 6월 30일! 겨울잠의 중간 지점을 세팅하고 나니, 12월까지 겨울잠을 자는 것은 안 되겠다던 나의 세포들이 조금 잠잠해지며 평화를 가지고 왔다.
이 날 만든 환경세팅 중의 하나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주말 하루(Self Gardening Day)를 한 달에 세 번은 갖는 것이다. 오늘 녹음파일을 들으며 복기해 보니 4월엔 그날들이 16일, 23일, 30일이었다. 음성에서도 자신 없음이 묻어났는데, 역시나 세포들은 하고 싶다고 외치며 반란을 일으켰고 이런저런 일정과 할 일이 어김없이 들어왔다. 결국 4월엔 박스를 친 날이 하루도 없었다.
유미의 세포들 (드라마 중)
코칭 마무리에 전해주신 H코치님의 이야기가 이럴 때 소중하다.
소영님은 자신에게 어떤 조율이 필요한지 알고 있고, 말로 내뱉었으므로 의식적으로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그러나 우리가 아는 것처럼 삶은 꼭 우리 뜻대로 되지 않고 매일매일의 하루가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 적으셨던 삶의 우선순위를 살아가면서 꼭 기억하시길 바라요. 여러 일이 쳐들어올 때마다 소영님이 적은 재미와 의미를 지키며 살아가요.
비록 4월에 Self Gardening Day는 없었지만, 나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반란군 세포들을 잘 다스리며 살고 있다. 일상 기록에서 다뤘듯 코액티브 마지막 단계를 미룬 대신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듯한 날들도 경험했고, 나의 컨디션에 맞는 운동습관도 만들었고, 좋은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들도 가졌다. 빠듯한 일정으로 등록하려던 수업 두 개를 고민고민하다가 하반기에 들어야지 하며 미뤘다. Self Gardening Day는 박스를 미리 쳐두지 않았기에 지키지 못했으니, 5월엔 꼭 지키리라는 다짐으로 다이어리 5월의 캘린더에 3개의 연두빛 박스를 정성스레 그렸다.
그렇다, 나는 나의 상태를 알고 나의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율을 해나가는 코치다.
‘자신의 전문 분야와 삶에 있어서 고객의 롤모델이 되어야’ 하는 코치는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최적 상태를 알고, 그에 대한 기본 원칙과 행동지침을 실천하며, 정기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한다. 자신의 개인상황이나 문제에서 벗어나 고객과의 코칭 대화에 전념하도록 안정적 상태를 유지한다. 코칭 세션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 절차에 따라 자신의 상태와 환경을 점검하고, 압박이나 장애를 처리한 다음에 코칭 세션을 시작한다.
➢ 코치는 다양한 코칭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처한다.
코치는 용기와 겸손함으로 위험을 감수할 수 있고, 고객의 저항과 거절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까다롭고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예측하고 대안을 마련하여 대처한다. 정기적으로 멘토코칭을 받으며 성찰, 학습 및 성장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