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30일, 9일 차, 사파에서 하노이로
# 이 포스트를 필자에게 엄청난 편의를 제공해준 친구 민우 군에게 바칩니다.
어제 타반에서 사진을 정리하는 동안 가족과 여자 친구, 친구들과 메신저로 이야기를 죽고 받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친구 카톡방에서 불현듯 나의 현재 좌표를 묻는 친구가 있었다. 민우였다. 자신의 휴가를 하노이에서 보내게 됐다며 하노이에서 보자는 것이었다. 나는 친구에게 "내가 2시까지 따반 마을에서 벗어나 사파에 도착한다면 가겠다"라는 조건부 OK 사인을 보냈다.
일정 : 사파 ➡️ 하노이
말은 그렇게 했지만 기상하고 나서도 고민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 난 철저한 계획 파는 아니다.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늘 하기 때문에 변수에 대해 당황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친구의 제안은 결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금액적으로는 20불 정도의 손실이 생기고, 오늘 하루의 반을 하노이로의 이동을 위해 투자하여한다. 게다가 사파에서 국경이동을 준비하고 있었으니까.
사파의 날씨는 다행히 기상 당시 심지어 나쁘지도 않았다(빗방울이 몇 방울 떨어졌지만 하늘이 파랗고 구름이 옅게 퍼져서 비는 안 올 것 같았다). 늘어진 개팔자를 부러워하며 아침을 먹고 짐을 싸니 사파의 날씨는 더 개고 있었다. 고민이 극에 달했지만 약속대로 해보기로 했다. 2시까지 못 가면 어차피 버스는 없으니까. 그렇게 복귀 행군을 시작하려 했다.
혹시 몰라서 호스텔 직원에게 마지막으로 사파까지의 이동 가격을 물었다. 밴으로 70,000 VND(한화로 3,500원). 얼마 안 하는 것 같아도 내가 찾아본 바로 오토바이 택시의 일종인 쎄옴(Xeom)으로 갈 때 50,000 VND이니 더 비싼 셈. 절대 그 이상 지불하지 않으리라 하는 생각이 있었기에 포기하고, 버스가 두 시간 간격 정도로 있음을 확인하고 숙소를 나섰다. 한 1.5Km 정도 덩어 따반 마을의 입구에 다다르자 모터 사이클을 모는 사람들이 달라붙어 "사파?"를 외친다. 자신들이 일이 있어 가는 김에 사람을 태워 돈을 벌려는 것. 여기수 긴급하게 머리가 움직였다 현재시간 09:30. 오토바이를 타면 11시 차를 탈 수 있다! 만약 못 타면 걸어서 사파로 복귀하고 생각하자! 단, 이미 하노이에서 뜨겁게 데인 나로서는 바가로 인한 더 이상의 내상을 원치 않았다. 쎄옴의 가격을 상한선으로 생각하고 흥정을 시작했다. 100K(=100,000 VND)? NO! 80K? NO! 가격은 좀처럼 절충되지 않았기에 걸어갈 생각으로 더 움직였다. 그러자 70K를 부르는 사람 등장! 하지만 '호스텔에서 밴으로 70불렀어! 당신은 모토사이클이잖아!'라고 따지자 얼마를 원하냐고 물었다. 나는 미끼를 던진 것이고, 당신은 그것을 물어버린 것이여! 40K! 이제부턴 눈치싸움이다. 난감해하는 그를 나는 매몰차게 'OK, 싫으면 걸어갈게'라고 쿨하게 떠났다. 속으로는 제발을 외치면서. 빵빵. OK, 50! 그렇게 나는 오토바이에 몸을 실었다.
(핑크색 키티 헬멧이 굉장한 포인트!) 하이킹으로 보는 사파와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고산지대라 자갈이 많아 굉장히 덜컹거리지만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재미! 그리고 시원한 바람과 풍경! 사파의 여행의 또 다른 매력임을 깨달았다! 30분 정도의 드라이브를 마치자 터미널 근처에 도착했다. 흥정하느라 시간을 써서 시간이 10:20였다. 시간이 없다! 나는 터미널로 알고 있던 운동장으로 가보났지만 어디서도 티켓을 살 만한 사무실을 찾을 수 없었다! 10:30, 이젠 진짜 시간이 없다!
현지인들에게 물어물어 사파 시장을 가보라는 소리를 듣고 언덕을 뛰어올랐고 거기엔 'SAPA MARKET'이라는 간판과 함께 많은 버스 글이 쓰여있었다. 10:40, 표를 끊어야 한다! 보이는 곳 중 가장 가까운 여행사로 들어가서 '하노이, 원, 나우!'를 외쳤다. 그러자 직원이 안 김하라며 5분 뒤에 버스가 있으니 그걸 타라고 했다. 심지어 2만 동 할인 :-) (아직도 이유를 모른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버스를 타고 하노이로 행했다. 어떻게 보면 뜻밖의 카톡 하나가 뜻밖의 재미를 만들어 주었고, 일어나지 않을 뜻밖의 결과도 만들어 준 듯하다!
내가 탄 버스는 사파를 들어갈 때의 버스와 달리 로컬 버스였다. 좌석도 개조된 슬리핑 좌석에, 직행이 아닌 여러 정류장을-혹은 정류장이 아닌 곳을-멈추기도 했다.
하노이 시내에서는 얼마나 막히던지. 오토바이의 사랑이 교통 정체를 만드는 듯하다. 하노이까지 6시간 넘게 걸려 도착했으며, 시내의 교통난 덕에 1시간을 이동해서야 성 요셉 성당에 도착했다. 민우는 버스정류장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말은 안 했지만 굉장한 감동이었다.
민우는 날 위해 굉장히 편한 호텔을 예약해 주었으며, 체류 비용 걱정하지 말라며 다독이며 밥부터 먹여주었다(배 빼고 살이 좀 빠진 것 같다며). 민우가 하노이에 오게 된 사연도 구구절절했다. 회사 일정 상 휴가를 어느 정도 쓸 수 있게 되어서 사용했는데, 휴가 전날(그날 밤 비행기로 하노이에 오려했다) 미팅이 쉽게 끝나지 않았던 것. 조마조마하게 미팅을 끝내고 비행기 이륙 2시간 전에 겨우 공항에 도착해 하노이로 올 수 있었다고. 우리 서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사파에서 올지 말지를 고민했던 것이 미안해졌다. 물론 민우도 내가 단순히 몇 국가만 이동하는 것이 아닌 일주자이기에 동선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을 거라며 말해주었지만 친구로서 너무 미안했다. 우리는 그렇게 맛있는 음식과 맥주를 먹고 마셨다. 식사를 마치고는 같이 호안끼엠호를 걸었다. 때마침 날씨도 너무 좋아서 바람이 솔솔 불었다. 난 이미 본 풍경이지만 민우는 어젯밤 비행기로 늦게 도착해 볼 수 없었던 것. "난 하노이가 너무 좋은 것 같아"라고 말하는 그를 보며, 20$와 8시간이 나와 내 친구에게 좋은 한 순간을 위한 가치였다라고 생각했다.
호텔 방에서 맥주를 몇 캔 더 비우고서 민우는 잠이 들었다. 새근새근 잠이 든 민우를 보고, '난 참 좋은 친구를 두었다!' 생각하며 나중에 잠이 들었다.
+)
1. 여행 동안 음식 사진은 DSLR로는 잘 찍지 않기로 했다. 'Eat camera, first'라는 말이 부끄러워서. 내가 애초에 맛집도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아이폰으로만 촬영하기로.
2. 이동이 잦은 특성상 대부분의 사진이 아이폰으로 촬영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