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26시간

2016년 10월 2일, 11일 차, 하노이에서 루앙프라방

by 오상택

서 있는 시간보다 누워 있는 시간이 더 많았고, 누워 있는 시간보다 자는 시간이 더 많았다. 노래를 들어도 도착하지 않았고 저장해 놓은 드라마를 봐도 도착하지 않았다. 국경에 도착하는 데만 12시간이 걸렸고, 국경으로부터 도착하기까지가 14시간이 걸렸다. 발을 다 펼 수도 없는 그곳. 바로 지옥의 26시간 슬리핑 버스이다.



일정 : 하노이에서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버스 안의 26시간



첫 육로 국경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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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는 베트남, 태국, 중국, 캄보디아 등 다양한 국가들과 인접해 있어 동남아 여행의 중점으로 불린다. 애석하게도 교통인프라는 발달하지 않았으며, 국가 간 이동 간에 책임소재 여부가 불분명해 중간에서 장난을 치기도 한다. 사실 나는 베트남 사파에서 국경도시 디엔비엔를 거쳐 루앙프라방으로 갈 계획이었으나 하노이로 출발지가 변경된 것. 그리고 이 것은 나의 모든 여행 과정에 있어서 첫 번째의 육로 국경 이동이었다. 하노이를 출발한 지 약 12시간 뒤, 나는 베트남과 라오스의 국경 마을인 남칸(Nam Khan 또는 Nam Can)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아침으로 먹기 위해 반미(바게트 샌드위치)를 가져왔기 때문에 그것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했지만, Caio와 Clara 그리고 Simon은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육로로 국경을 넘는 절차는 다음과 같았다.


버스에서 하차 → 베트남 출국 심사 (출국 스탬프 획득) → 라오스 입국 심사 (입국 스탬프 획득) → 버스 탑승


사파에서 넘어가는 루트의 경우, 체온을 잰다며 돈을 받아간다던가, 한국인은 15일 무비자 여행이 가능함에도 비자 비용을 요구하는 등 황당한 사례가 많다고 들었는데 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반미를 아침으로 먹고 먼저 비자 심사를 받아서 다른 외국인들보다 빠르게 월경을 했다. 두 개의 나라가 서로 공존하는 곳, 국경에서의 느낌은 정말 묘한 기분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국경지대에서 사진 하나 남기지 못했다는 것? 첫 육로 이동이라 정신이 없었다. 이후 다시 버스를 탔고 한참을 이동해서야 버스가 루앙프라방에 도착했다. 악명 높은 13번 국도를 따라온 덕분에 직선거리가 60km 도 안 되는 거리를 거의 5시간에 걸쳐야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두 번째 나라인 베트남과는 작별하게 되고 의외의 물가를 자랑하는 세 번째 나라, 라오스와 마주하게 되었다.


+) Caio와는 자주 조우하게 되었다. 잘하면 같이 다닐 수 있었는데 묘하게 하루 차이로 일정이 맞지 않아 같이 다니지는 않았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라오스에서 마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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