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루앙프라방에서 찾는 소소함

2016년 10월 3일, 12일차, 루앙프라방

by 오상택

26시간을 슬리핑 버스에 몸을 실었지만 전혀 'Sleep'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막상 루앙프라방의 숙소에 누우니 잠은 오지 않았다.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일어나보니 새벽 일찍 깨어나 라오스에서의 첫 일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어제 도착하자마자 연락된 한국인 한분과 탁발을 같이 보기로 했으니.



일정 : 루앙프라방 여행자거리 (탁발) → 꽝시 & 탓세 폭포 with 한국인 파티 → 10K 부페 in 야시장




탁발, 오묘하고도 신기한 행렬

루앙프라방의 대표적인 볼 거리 중 하나는 바로 탁발이다. 본디 스님들이 집집마다 혹은 사람들마다 찾아다니면서 구걸하는 수행의 방법 중 하나인데, 이 곳에서는 스님들이 거리를 돌아다니시면 그를 맞이하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이며 과자며 먹을 거리들을 스님들의 가방에 넣어준다. 최근에는 이것마저도 관광상품화 되어 있어 관광객도 공양밥을 구매하거나 자신이 직접 과자 등을 사 스님에게 시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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낵라오스는 의무는 아니지만 대부분 한번쯤은 승려가 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짧게는 2주 길게는 3개월 정도 자신의 아이를 승려 생활을 보낸다고. 양가의 자제들에게는 불교문화를 익히는 소중한 시간을, 그리고 평범한 아이들에게는 숙식, 교육 전방위로 지원이 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승려생활을 대부분 한번씩은 한다고 한다. 탁발은 어떻게 보면 자신의 극락왕생이나 해탈 등을 위한 봉양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라오스에서는 그 외에도 누군가의 아이일지 모르는 많은 동자승을 위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라고도 생각되었다. 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행렬이었다.



루앙프라방, 함께 여행하는 소소한 행복

라오스는 대중교통이 없다. 그래서 택시 개념의 툭툭과 미니 밴을 이용해서 여러 관광지를 이동하게 된다. 가격을 흥정하려면 사람이 많아야 하기에 나홀로 여행 중인 사람에겐 불리한 여행지 중 하나. 그렇다고 늘 혼자만 다니는게 좋다는건 아니지만 누군가와 같이 일정을 보낸다는 것은 여러가지를 포기하며 맞춰야 하기에 쉬운 일은 아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나는 결국 한국인 5명과 함께 오전/오후 일정을 같이 하게 되었다. 두개의 폭포를 가는데 55K 의 가격을 맞췄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굉장히 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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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꽝시라는 폭퐌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 파티는 꽝시와 탓새, 두 개의 폭포를 갈계획이라 돈도 두배로 들고 나에게는 많은 고민이었다. 그런데 이들을 따라가지 않았다면 난 위와 같은 멋진 절경을 놓칠 뻔 했다. 왜냐면 꽝시폭포는...

혹시 지금 흐르고 있는게 커피우유인가요, 카라멜 마키야토인가요. 그래도 그 크기만큼은 정말 웅장하고 파괴력있는 폭포였다!

물론 웅장한 매력이 있는 꽝시였지만 탓새에서 처럼 즐거운 물놀이를 하면서 신나게 놀지는 못했을 것이다. 뭐, 가끔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다니는 것도 엄청난 즐거움이니까. 같이 이동했던 형근, 운선, 찬우, 진영 그리고 선홍형님 (내가 위에서 두번째라니!)에게 무한한 감사를!


루앙프라방이 주는 가치

두 폭포를 모두 보고 오니 오후 4시 반을 넘긴 시간이었다. 같이 여행했던 친구들과는 카카오톡 단체방을 만들어서 연락하기로 하고, 선홍 형님과 난 일몰을 보러 갔다. 입산료(!) 라는 큰 벽에 좌절하고 야시장이 보이는 중턱에서 일몰을 보기로 한다.

낮에는 노란 빛에 가까운 사원의 색이 해질 무렵이 되면 황금 빛으로 물든다

대부분의 라오스를 찾는 분들에게 루앙프라방은 노잼(?)의 공간이라고도 한다. 방비엥이 워낙 액티비티도 많고 밤늦게까지 바가 열고 활동적인데 반해 여기는 9시만 되면 야시장을 제외하고는 불이 다 꺼진다. 하지만 탁발 행렬이나 해질 무렵의 사원처럼 고요한 울림을 주는 공간이며, 폭포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 루앙프라방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

1. Caio랑 원래 같이 뚝뚝을 타고 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같은 호스텔의 UK Girl들과 내 연락을 무시한채 꽝시 폭포로 향했다. 내가 꽝시에 갔을 때, 그는 자신이 타고온 미니밴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기 하나 없는 고프로를 들며 나에게 'Not clean, You can't swim there'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나도 모르게 '쌤통이다!'를 외쳤다. 미안, Caio


2. 석양을 보고나서는 낮에 여행했던 무리 중 일부와 10K 부페로 갔다. 아, 정확히는 15K 부페라고 해야겠다. 10K짜리는 다른 골목이며 음식의 종류가 부실하다며 15K 부페를 가자고 해서 갔는데 사실 비슷하다. 아무튼 나는 라오스 여행 중 최고 호사려니 하고 그릇 크기의 두배를 채웠지만 역시나 다 먹지 못했다. '포장해갈걸'하는 궁색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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