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7일, 여행 67일 차, 암리차르
비행기 티켓 문제, 그리고 황금 사원의 매력! 그리고 파키스탄 정보 수집을 핑계로 한 휴식으로 꽤 오랫동안 황금사원 무료숙소에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파키스탄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암리차르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와가(Wagah)로 이동하기로 한다!
일정 : 와가 - ??
아침에 일어나 신한은행과 에티오피아 측의 최종 확답 메일을 확인했다. 파키스탄 여행 이후 델리 공항에서 카드에 대한 최종 확인이 끝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뭔가 편안해진 마음으로 황금사원을 보고 싶어서 아침에 한참을 황금사원에서 보냈다. 마침 데이터도 남아서 몇 명의 지인들에게 황금사원 실시간 모습을 보여주고는 숙소로 돌아가 짐을 꾸렸다.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와가보더를 통해 이동하는 방법은 버스와 릭샤 쉐어가 있다. 보통 와가 보더의 국기하강식을 보기위해 왕복 택시비로 100INR 정도를 내고 다녀오지만, 편도이기 때문에 60INR 에 협의를 할 계획이었다. 파키스탄에 갔다가 다시 인도로 돌아와야 했고 현재 남은 돈으로 생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기에 사용을 최소화 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60루피에 편도 택시를 잡고 이동했다. 국경에서의 국기 하강식을 보기 위해 5명 정도의 인도인들과 함께 택시를 타고 왔다. 중간에 차가 고장나서 바퀴 수리 한다고 한참을 멈춰있었다. 국기 하강식이 3:30~4:00 사이에 한다고 했고, 그 것을 알고 있어서 2시가 되기 전에 나가서 택시를 잡아서 2시가 조금 넘어 택시를 타고 출발을 했다. 나야 국경을 넘어가는 것이지만 다른 인도인들은 하강식이 끝나기 전에 가야 할텐데 싶었다. 도착을 해보니 3:40분이었다. 국기 하강식을 보기 위한 사람들은 신속하게 가방을 맞기고 움직였다. 그런데 갑자기 릭샤기사가 돈을 더내라는 것이다. 뭔소리냐며 나는 이미 냈다고 영수증을 보여줬는데 한참을 어디에 통화하더니 미안하다고 가란다. 그다음엔 왠 사람이 가방 맞기고 가란다! 나는 국기 하강식 보러 온게 아니라고! 두 번이나 설명을 해주고야 보내주었다. 싸늘했다. 출국심사장이 있는 건물로 향했다. 군인이 말하길 '국경 4시에 닫는데, 너 못갈걸?'. 아니 이게 왠말인가. 국경이 닫기도 하다니! 인터넷 어디에도 국경 닫는다는 소리를 한 사람이 없어서 (다들 일찍 가니까...) 몰랐는데 파키스탄과 인도 국경은 4시에 폐쇄된다고 한다. 사실상 국기하강식 = 국경폐쇄식 인 셈이다. 그때 시간이 3:56분. '알겠으니 일단 보내달라'하니 이름과 여권번호를 적는다. 58분. 인도 국경사무소가 있는 건물까지 뛰어가는데 건물은 또 왜이리 먼지. 4:00분에서 한 20초쯤 지났을까. 인도 군인이 말한다. "국경 닫혔어. 미안한데 내일 다시 와 줘." 말도 안된다. 국경이 문을 닫는다니! 그리고 내가 파키스탄에 못가다니! 왜 사람들은 국경 폐쇄 시간을 공유하지 않았는지 분통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다. 아, 나는 이렇게 국경지대에서 밤을 보내야 하는 것인가. 근처의 군인은 내가 불쌍했는지 '100루피 줄까?'라길래 '아니야 네 잘못 아닌데 돈을 네가 왜 주니, 됬다.'하고 거절하고는 국경 사무소를 나가달라고 하여 일단 국경사무소를 나왔다. 국기 하강식이 끝난 와가는 한산해 졌다. 택시들도 거의 없고 열었던 식당들도 하나 둘 정리하고 있었다. 차를 타고 온 현지인들만이 주차장으로 와 이동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국경에서 노숙을 하고 아침 일찍 파키스탄으로 이동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때였다.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What's the problem with you, bro?" 처음에는 왠 릭샤 기사처럼 생겨서 나한테 바가지 씌울 것 같다는 생각에 아무 것도 아니라고 그냥 둘러 댔다. "배가 고프면 내가 햄버거를 하나 대접해 줄 수 있어. 배 고파?" 릭샤 기사치고 오지랖이 넓은 것 같았지만 기분도 안 좋고 해서 그냥 넘겼다.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여자가 "우리 이상한 애들 아니야. 너한테 뭔가 큰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자세하게 이야기해 봐. 도와줄 수 있다면 도울게." 뭔가 인신매매나 장기매매 등의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한번 말이나 걸어보자는 심보로 현재 내 상황을 말했다. 그러자 그들이 주변의 인도인들에게 이런 저런 것을 물어 보고는 나에게 "여기서 자는건 미친 짓인 것 같고. 우리 방으로 가자. 암리차르에 호텔에서 묵고 있는데, 그냥 우리 방에서 같이 자." 아니 이게 왠 떡인가. 하지만 의심을 잔뜩 품고 호텔로 향했다. 이야기를 해보니, 델리에서 대학을 다니거나 갓 졸업해서 새로운 사업(그런데 그 새로운 사업이 다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이라고 한다. 준비하는 사업의 성격상 더더욱 의심이 짙어졌지만, 다단계가 인도에서 불법도 아니고 많이들 하고 있다고(그렇게 치면 한국도 불법이 아니지만...). 의심 끝에 호텔에 도착했고, 결과적으로 그날 그들과 함께 새벽 1시까지 광란의 밤(!?)을 보내며 호텔방에서 술을 마시며 놀았다. 인도인들 특유의 짖궃고 농도높은(!?) 농담과 뿌연 담배연기와 함께 호텔방에서 8시부터 시작된 술자리가 1시까지... 게다가 1시가 되니 이제 마무리 하기 전이니 춤을 춰야 한다며 펀잡 노래를 틀어놓고 한참을 춤을 추었다. 인도인들의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어떠한 사진도, 동영상도 올릴 수 없는 것이 아쉬울 정도.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실수가 때로는 기상천외한 모험과 시간을 선물하기도 한다는걸 또 한번 느꼈다. 그나저나, 내일은 넘어갈 수 있겠지... 파키스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