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5일, 여행 116일 차, 다시 빈트후크
스와코프문트는 생각외로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벅차고 즐거운 나미비아의 일정. 이렇게만 마무리 되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운전대를 잡았다.
일정 : 스와코프문트 - 빈트후크
오늘은 세 명이 사이좋게 분량을 나눠서 운전을 해보기로 한다. 4시간 반 정도의 주행에서 우연-상택-탁 순으로 운전하기로 한다. 하필이면 스와코프문트에서 빈트후크로 돌아가는 길은 정말 판에 박히게 비슷한 모양새라 운전자가 재밌을 틈이 없었다. 시내를 벗어나는 우연이의 주행을 마치고 한참을 또 내가 운전을 했다. 시내가 보이기 시작할 즈음 탁이로 선수교체를 했는데 탁이가 괜시레 불안해 했다. 다른 부분은 문제되지 않았는데 시내에서 속칭 '반클러치'가 아직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동 운전에서는 반클러치라 불리는 운전 스킬을 써야만 시동을 꺼트리지 않게 할 수도 있고, 언덕에서 올라가는 것들이 가능하다. 그래서 시내에 들어간 김에 연습해보기로 했다. 마침 차도 잘 안오는 그런 골목이었다. 부릉 툭, 부릉 툭, 언덕에서만 몇 번을 시동을 꺼트리기를 반복했다. "너무 일찍 뗀다" "부드럽게 해야 한다" 나와 우연이가 이런 저런 조언을 하는데 탁이는 언덕을 못벗어나서 진땀을 뻘뻘 흘렸다. 10분 이상을 고생하다 겨우 벗어났다. 박수를 쳐주었지만 탁이는 아직도 감을 못잡겠다고 하고, 가다서다를 반복했던 탓에 환진이는 멀미 증상을 호소 했다. 탁이가 반클러치를 한국에선 잘 썼으면 좋겠다.
탁이의 반클러치 연습이 끝나고 마트를 들러서 장을 보고 차를 세차 한 뒤 반납한다. 이 것이 우리의 완벽한 여행 마무리의 계획이었다. 유종의 미가 중요하다. 항상 마지막이 모든 무게를 짊어진다. 탁이가 운전하여 마트를 들렀는데 아쉽게도 휴일이라 마트들이 문을 닫았다. 주차된 차를 다시 빼는 것에 부담을 느낀 탁이가 나에게 운전대를 넘겼다. 베스트 드라이버가 운전대를 잡았으니 모두들 마음을 놓았다. 주차출입구에 한번에 좌회전을해서 들어가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뒤로 살짝 뺐다가 가면 되겠지? 쿵. 내 마음도 쿵. 소리가 꽤 컸다. 사실 그 전까지 운전으로는 내가 1위었는데...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고 했다. 하지만 칭찬은 사람을 춤추게 할 수는 없었다. 내가 박은 자리는 범퍼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우리 모두의 재정에도 큰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다. 미안한 마음을 크게 안고 숙소로 돌아와서 죄인의 마음으로 밥을 먹었다. 아,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P.S.
탁이도 뒷 범퍼에 뽀뽀(?)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탁이가 죽을 상을 하고 우리를 봤던 기억이 난다. 지금 내 얼굴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