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당일치기 색칠공부

2017년 1월 18일, 여행 119일차, 카중굴라를 거쳐 보츠와나로

by 오상택

원래 오늘 빅토리아 폭포에 가려고 계획했다. 아침을 먹으면서 오늘의 계획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었다. 진은 누나께서 오늘의 계획이 뭐냐고 물으셔서 계획을 말씀드렸더니 '보츠와나 한 번 가보는게 어때?'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탁이와 환진이가 그 루트를 골라서 전혀 생각지도 않던 루트지만 아주 생각이 없던 것도 아니다. 우리는 갑자기 정보를 뒤지기 시작했다. 재밌는 하루가 예상되는 그런 아침이었다.



일정 : 리빙스턴 - 카중굴라 국경 - 보츠와나



네 개의 국경이 만나다. 카중굴라

진은누나의 조언으로 우리는 보츠와나로의 계획을 수립했다. 성인형과 진은누나도 남아공 가려던 계획을 바꿔 보츠와나를 갈 수 없는지 확인했지만 항공 취소 수수료가 너무 비싸 우리만 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보츠와나를 가기 위해서는 카중굴라라는 국경지대로 이동해야 한다. 카중굴라는 실로 재밌는 마을이다.

카중굴라 페리라고 해서 대단한 배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바지선이다. 건설되고 있는 것은 보츠와나-잠비아 국경을 잇는 다리
IMG_9675.jpg 카중굴라를 통과해서 가답보면 이런 표지판들이 있다. 아무래도 국경이 마주한 지역이 많으니까.

카중굴라 마을은 잠비아-짐바브웨 쪽에서 흘러오는 잠베지 강과 나미비아-보츠와나 쪽에서 흘러오는 쵸베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그래서 150m의 거리 사이로 한쪽은 잠비아-짐바브웨-보츠와나의 국경 삼중점, 한쪽은 나미비아-잠비아-보츠와나의 국경 삼중점이 연달아 있는 곳이다. 즉 강에 네 개 나라의 국경이 만나는 곳이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이 점을 인정하여 국경 사중점이었다고 하나, 실지로 랜드마크도 따로 없는데다가 150m라는 거리가 떨어져 있어 최근엔 두 개의 삼중점으로 인정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카중굴라에서 보트를 타면 짧은 시간 내에 4개의 나라를 여행한 꼴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나와 우연이는 페리를 타고 바로 보츠와나 사이드로 이동했지만 :-)


Botswana with Big mama

잠비아에서 카중굴라를 가기위해 택시를 탈 때였다. 합승 택시가 저렴하다고 하여 택시 정류장에서 합승택시를 탔는데, 옆자리 앉은 흑인 누나(분명 나보다 어리겠지만)가 특유의 여유 넘치는 표정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옆 자리 누나에게 현지인 가격을 물어봤는데 우리가 낸 가격과 동일했다. 그녀는 "너네 어디 가니"라고 물었다. 카중굴라를 통해 보츠와나를 가려고 한다니 자신도 보츠와나를 간다고 했다. Ditso라는 이름의 그녀는 유쾌한 사람이었다. 우리를 카중굴라 보더로 안내해서 국경 넘는 것부터 카사네로 가는 것 까지 모두 도와주었다. 알고보니 그녀는 카사네에서 일을 하는 보츠와나 사람이었던 것! 휴가때문에 잠비아로 넘어와서 쉬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와 같이 다니는 동안 카사네의 대부분의 사람들 중 그녀를 모르는 이가 없었다. 마치 Big mama 같달까? 우리를 카사네에 데려다 주고는 그녀는 '잠시 일을 보고 올테니 여기서 만나자'라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보츠와나에서 짧은 시간만 체류할 수 있던 우리는 우체국에서 편지를 적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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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다시 돌아왔고 우리를 다시 데려다 주겠다며 함께 잠비아로 다시 넘어왔다. 짧지만 그녀와의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는 현지인 친구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내일 같이 저녁 먹지 않을래?" 하고 제안했다. 흔쾌히 허락한 그녀와의 저녁시간이 기대 된다.


P.S.

카중굴라 보더를 다시 넘어와 집으로 오는 택시 안. 엄청난 속도로 달리던 택시는 급정거를 한다. "Look at the front side" 앞에는 기린이 있었다. 그것도 도로 한복판에, 한마리도 아닌 네마리가! 역시 내가 있던 곳은 아프리카 였다. 동물들이 뛰노는 바로 그 아프리카!

정신이 아득해지는 상황. 기린 옹(?)을 위해 모든 차들이 기다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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