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세렝게티 원정대, 집합!

2017년 1월 26~27일, 여행 127~128일 차, 모시와 다르

by 오상택

탄자니아의 대표적인 볼 거리를 뽑으라면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 등반과 아름다운 섬 잔지바르, 그리고 아프리카 최대의 국립공원인 세렝게티 게임드라이브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사막다음으로 보고 싶었던 것이 세렝게티의 광활한 평야와 그 곳을 뛰노는 야생동물이었다. 그 보고 싶은 세렝게티는 보통 다른 국립공원과 엮어 3박 4일 코스로 많이 움직이는데, 사람이 많을 수록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나와 우연이는 다른 동행을 더 만들어서 세렝게티를 둘러 보기로 했다. 마침 세렝게티 투어를 준비하는 한 부부와 연락이 닿았고 28일 부터 투어를 출발 할 수 있도록 모시라는 마을에서 27일에 합류하기로 연락을 마쳤다. 그래서 아쉽지만 잔지바르에서의 일정을 간단히 정리하고 탄자니아의 수도인 다르에스살람으로 이동한 후 모시로 이동하기로 했다.


1월 26일 : 더위는 힘들어

능위에서의 2박은 불편한 점도 많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눈으로 마음으로 담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가방을 챙겨 달라달라를 타고 스톤타운의 페리 정류장으로 향했다. 이상하게 우연이가 많이 힘들어했다. 어제 별사진을 찍는다고 늦게 잔 데다가 습하고 더운 날씨에 약한 우연이가 축 쳐져있던 것이다. 나도 사실 그런 날씨에 가장 취약하다. 하지만 나까지 쳐지면 정말 다니기가 너무 힘들것 같았다. 항상 나의 배려심 없는 모습을 받아주던 우연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우연이를 다독여 가며 힘겹게 배표를 살 수 있었고 페리에 탑승했다. 배삯은 35 USD였다. 우리가 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던 선택은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했지만 페리도 나름대로 괜찮은 선택이었다.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가지만 에어컨이 잘 구비된 쾌적한 배였다. 오히려 에어컨이 너무 추워 페리 밖에서 잠깐 시간을 보낼 정도였다. 배를 내려서는 두 가지 과제가 있었는데 첫 째는 모시로 가는 버스 예매를 할 것, 둘 째는 숙소로 이동할 것이었다. 원래는 탄자니아 우버를 이용해서 택시로 버스표를 사러 가고 숙소로 이동하려고 했지만 아프리카에서 우버가 잘되어있다는 말과 다르게 생각보다 기사들의 매너가 너무 없었다. 오다가 차가 막힌다고 취소하고, 요청을 받아놓고 움직이지 않는 등등... 결국 버스표를 사러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는데 더위가 또 우리를 힘들게 했다. 남아프리카부터 시작되어 벌써 중위도 지역까지 왔기에 해의 고도는 더 높아지고 강해졌다. 탄자니아는 해안과 붙어 있어서 습기도 많아서 더욱 힘들었다. 버스표를 사고 나서도 택시를 불렀지만 좀처럼 오지 않았다. 우연이는 기운이 축 쳐졌다. 겨우 도착한 호텔 방에서 우리는 한참을 쉬었고, 근처 야시장을 돌면서 저녁을 해결했다. 사실 나는 로컬 푸드를 굉장히 좋아하고 도전하는 편이지만 요 근래에는 좀처럼 없어 시도하기가 힘들었는데 다르에스살람에서 로컬푸드들을 도전하면서 여행자로서의 본분(?)을 찾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1월 27일 : 세렝게티 원정대 With 보들부부

모시로 가는 버스. 끝도 없는 길을 달린다

모시로 향하는 버스는 새벽부터 출발하기에 잠을 거의 제대로 자지 못한 상황에서 버스에 올라탔다. 어제 사둔 탄자니안 피자와 파인애플을 우적우적 씹으며 버스를 기다렸다. 새벽 5시에 출발해서 오후 4시쯤 도착한다고 했는데 버스가 5시에 출발하지도 않았고, 달리는 속도도 영 아니올시다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필자나 우연이나 이동이 점점 적응이 안되는 것 같다. 이동하는 시간은 결국 비슷한데, 피로도는 증가한다. 여행이 그만큼 길어진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휴게소에서 밥도 잘 안사먹는 편인데 큰맘먹고 돈을 내고 밥도 사먹었다. 다시 또 버스에서 한참을 달려서야 모시에 도착했다. 킬리만자로가 보인다는 모시이지만 킬리만자로를 볼 수는 없었다. 잔지바르나 다르에스살람같은 여유도 없고... 픽업을 오기로 했던 세렝게티 투어를 하기로 한 업체는 늦게서야 왔다. 모시에서 첫 인상이 왠지 힘들어지는 느낌이었다. 투어비용을 선지불하고 세렝게티를 함께 움직이기로 한 부부를 숙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프리카는 숙박이나 생활물가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이 투어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우리도 앞서 도착한 부부가 협상해 놓은 가격인 590 USD를 내고 추후에 팁을 내야 했다. 팁을 포함하면 약 80만원 정도가 사라지니 아무리 아껴봐야 투어비용으로 모두 사라지는 셈이다. ATM 에서 돈을 세 번이나 뽑고서야 비용을 지불 할 수 있었다. 내일의 주의사항을 간단히 듣고 숙소로 이동해 먼저 도착한 부부를 만나뵈었다. '보들부부'라고 본인들을 소개한 Hana 누나와 J형은 신혼여행으로 세계일주를 2년 가까이 진행해고 있는 커플이었다. 여행 고수인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저녁을 먹었다. 이미 몇 번의 사파리를 다녀왔지만 빅 파이브(사자, 표범, 코끼리, 코뿔소, 버팔로)를 모두 보지 못한 보들부부는 세렝게티에서 그를 완성하길 원했다. 형과 누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색하지만 재미있는 저녁시간을 보냈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다시 정리하며 아프리카에서 사막만큼이나 기대했던 세렝게티의 대평야와 야생동물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기대감이 점점 더 커졌다.

모시 숙소 근처에서 보았던 킬리만자로 산. 너무 비싼 가격에 가지 못했지만,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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