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은 너무 어려워

by 이타조

하루가 시작됐다. 진즉 종이컵에 따른 커피는 식어가는 중이다. 노동자의 몸인지 한 달째 놀고 있으니 좀이 쑤셔온다. 12월부터는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정점에 달했다. 아직 늦잠을 포기하고 싶진 않지만 말이다.


이대로 다시 필드에 뛰어들 수는 없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재취업을 위해 어떤 것을 배워야 할지, 막연하게만 짚다가 컴퓨터 공부를 해보기로 결정했다. 컴퓨터활용능력 2급 취득을 목표로 삼았다.


누구나 딸 수 있는 자격증이라지만 정말이지 나에게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영역이다. 엑셀, 공인인증서, 원천징수영수증만 생각하면 속이 울렁거린다. 대학 때 컴활 2급 필기는 합격하고 실기에서 떨어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 없어서 실기를 보러 가지 않았다.


이후 손을 놓고 있다가 작년에 다시 시험을 봤다. 보기 좋게도 필기에서 떨어졌다. 그것도 2번이나! 엑셀과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해 마음을 접었는데, 재취업을 하려면 엑셀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힘겹게 마음을 돌렸다. 정면돌파만이 답이다.


엑셀이 운전보다 쉽다고도 하는데 놀리지 말라구! 어느새 커피는 차갑게 식었다. 마지막 한 모금을 들이켰다. 다이소에서 산 종이컵. 버리려고 보니 겉에 이렇게 쓰여 있다.


"언제나처럼 마음먹은 대로 잘될 거예요" 공교롭고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