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에 일어나는 연습

by 이타조

해가 중천에 뜨고도 남은 아침을 맞이하던 루틴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백수가 된 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한 달 넘게 이어졌다. 미련한 하품을 하며 굼뜨게 일어나 커피 한 잔 마시면 오전이 끝나있었다.


늦게 일어나는 게 백수의 미덕이라며 늦잠을 위해 졸린 눈을 일부러 새벽까지 뜨고 있던 날들, 이제는 버려야 할 때가 됐다. 억지로 시간을 때우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지. 새해 다짐은 별 거 없었다. 당장 실천할 목록으로 '아침형 인간으로 돌아가기'를 적어놨으니.


오전 10시로 맞춘 알람 시간은 오전 9시, 오전 8시30분으로까지 당겨졌다. 차차 일찍 일어나는 것을 몸에 익히는 중이다. 얼마 간은 힘들었다. 힘든 것도 의지가 부족해서다. 출근을 위해 오전 5시부터 몸을 움직였던 지난날을 떠올리면 사실 지금 이런 상황은 어색하기만 한 호사다.


오늘 기상시간은 오전 8시였다. 다림질과 청소를 한 후 진한 아메리카노로 숨을 골랐다. 종이컵이 떨어져서 1.18리터짜리 텀블러에 먹었는데 역시 낭만을 느끼기에 부족했다.


일단 기상시간을 계속해 당겨볼 생각이다. '오전 6시 산행'을 목표로 정했는데 언제쯤 이루어질지 나로서도 기대가 크다.


구름사다리를 오른손과 왼손을 번갈아 매달려 한 번에 왕복하거나, 양손을 벌려 균형을 잡은 채 떨어지지 않고 그 위를 걸어본 적이 있다. 특히 구름사다리 위를 걸어보겠다고 마음먹기까지에는 꽤 큰 용기가 필요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부상 없이 마침내 해낼 수 있었다.


계획을 세우는 일보다 더 어려운 건 그것을 인지한 채 오늘을 보내는 일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을 무탈하게 보내는 것 또한 하나의 노력이다. 조금 멀리 나가야 할 일이 생겼다. 돌아오는 길에 종이컵을 사는 일도 잊지 말아야지.